최신 통영함에 60년대 음탐기 납품… 해군 장교 허위 서류 작성 성능미달 장비 구입 38억 혈세 낭비

1960년대에 제조된 구식 음탐기(sonar)가 최신 수상구조함인 통영함에 적합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했던 전·현직 해군 대령이 구속 기소됐다. 성능이 떨어지는 ‘고물 장비’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해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 전력소요과장으로 재직했던 전직 해군대령 이모(56)씨와 전력소요과 함정전력 담당이었던 현직 대령 변모(51)씨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2008년 10월 ‘해군이 요구하는 통영함 선체고정음탐기(HMS)의 성능 기준을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이씨 등에게 보냈다. 이씨는 1960년대 건조된 평택함과 광양함에 탑재된 구형 음탐기의 성능이 통영함의 요구 성능에 부합하는 것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작성했다.

당시 중령이었던 변씨는 2004년 12월부터 2년간 평택함 함장으로 근무하면서 음탐기가 작동조차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씨도 통영함에 탑재될 음탐기에는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방사청은 이씨 등이 보낸 서류 그대로 통영함 음탐기 제안요청서를 작성해 업체들에 보냈다. 결국 평택함·광양함 음탐기를 납품하려던 H사가 단독 응찰을 통해 성능 미달 음탐기를 통영함에 납품했다. 장비 구입에만 38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

해군 대령 출신 브로커 김모(63)씨는 앞서 음탐기 납품을 위해 해군본부 및 방사청에 로비를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이었던 황기철(59) 전 해군참모총장도 납품과정에서 국고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합동수사단이 통영함 비리로 현재까지 구속 기소한 전·현직 해군 장교와 브로커, H사 임직원은 14명에 달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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