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비슷한 듯 다른 일본 연극, 흥미로워요”

최근 국내에서 공연되는 일본 연극 및 뮤지컬의 단골 번역자는 두 사람이다. 배우 겸 MC인 김태희와 연극학자 이홍이.

김태희는 ‘웃음의 대학’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 등 미타니 코키의 작품과 ㈜연극열전의 ‘취미의 방’ 등 국내에서 많은 관객을 동원한 일본 연극을 도맡아 번역했다.

반면 이홍이는 ‘배수의 고도’ ‘히키코모리 밖으로 나왔어’ ‘가모메’ 등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주로 번역했다. 두 사람은 희곡 번역은 물론 공연 전문 통역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서울예대 졸업 후 일본 니혼대학에서 유학한 김태희는 한·일 양국에서 여러 편의 연극에 출연한 배우다. 일본 연극사에 큰 획을 그은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츠카 코헤이(1948∼2010)가 그의 스승이다. 일본에서 한인 방송 아나운서와 NHK TV 한국어 강좌 진행자로 활약했던 그는 배용준, 장근석 등 한류스타의 팬미팅 단골 MC로도 유명하다. 최근엔 한국 뮤지컬의 일본 진출과 관련해 코디네이터로서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1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연극을 계속하기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가운데 주변의 부탁으로 일본 연극을 한국에 추천하거나 관련 통역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희곡 번역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홍이는 연세대 재학 시절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을 계기로 일본 연극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2000년대 일본의 젊은 연극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극작가 겸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과 만난 것은 그가 일본 현대연극에 천착하는 계기가 됐다.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한일연극교류협의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그는 “2009년 한국의 성기웅과 일본의 타다 준노스케의 합작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 번역 겸 드라마투르그로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는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일본 연극의 인기가 높은 것에 대해 두 사람은 “이미 검증받은 작품을 한국에 가져오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은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연극의 소재나 형식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희는 “일본 연극은 간혹 생경하기도 한 서구 연극에 비해 우리와 공감대를 이루기 쉽다”고 말했다. 이홍이는 “우리와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지만 그 대처방식이 조금씩 다른 게 흥미롭다”고 밝혔다.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 공식적인 양국 문화 교류가 거의 없는 것과 관련해 두 사람은 “연극이나 뮤지컬 분야처럼 민간 차원의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것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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