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 2013년 도로명주소 안내 지도 봉은사역명, 코엑스역으로 표기했다

서울 강남구청이 2013년 제작한 지도에 서울지하철 9호선 929정거장을 코엑스역으로 표기했던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국민일보 취재결과 강남구청은 ‘서울 삼성1동 도로명 주소 안내도(안내도)’에서 929정거장 명칭을 봉은사역이 아닌 ‘코엑스역(공사 중)’으로 명시해 놨다. 삼성1동 주민센터에 붙어 있는 A2 용지 크기의 안내도는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와 대한지적공사가 강남구청에서 지도 데이터를 받아 제작한 것이다.

대한지적공사 관계자는 “안내도는 2014년 도로명 주소 전면 사용을 앞두고 행정자치부와 공동으로 도로명을 홍보하기 위해 2013년 9∼10월 제작·배포한 것”이라면서 “대한지적공사에서 자체적으로 전국 지도를 제작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도 데이터를 받아 사용했다”고 밝혔다.

강남구청 부동산정보과 관계자는 “안내도는 강남구청이 2013년 제작한 것이 맞다”면서 “코엑스역이 왜 거기에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내도를 제작할 때 임의로 가까운 지명을 역명으로 넣은 것 같다”면서 “역명과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교통정책과에 물어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장원석 강남구 교통정책과장은 “역명은 이번에 (봉은사역으로) 제정됐으며, 누가 어떻게 불렀던 간에 공식 명칭은 929정거장이었다”면서 “코엑스역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안내도에서 특이한 점은 삼성중앙역(928정거장)의 원래 명칭이 봉은사에서 이름을 가져온 ‘봉은역’이었다는 것이다.

공도현 코엑스역명추진위원회 대변인은 “안내도에 나와 있듯 강남구청은 929정거장을 코엑스역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지난해 1월 봉은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엉터리 설문조사 후 역명이 뒤바뀌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명확한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봉은사 미래위원장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안내도에 명시된 봉은역을 삼성중앙역으로, 바로 옆에 있는 코엑스역을 봉은사역으로 확정·고시했다”면서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진 박 시장은 일개 사찰에 불과한 봉은사가 어떻게 서울시 대표 역명으로 나오게 됐는지 시민들에게 경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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