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저금리·실적 3박자… 코스피, 잔치는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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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파죽지세로 올라 2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 박스권을 기어이 뚫고 상승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증시의 봄바람은 우리나라에만 부는 것은 아니다. 많은 나라가 경기를 부양시키려 돈 풀기에 나서면서 세계 증시는 대(大)상승기를 맞고 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16포인트(0.53%) 오른 2098.92로 거래를 마쳤다. 2011년 8월 2일(2121.27)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스닥지수는 7.37포인트(1.08%) 오른 689.39로 마감해 69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시가총액은 코스피(1330조3000억원)와 코스닥(182조7000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2일 이후 하루(9일)만 빼고 계속 올랐다. 주요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 등 국내외 호재들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2090선까지 올랐다가 오래 못 버티고 2000선 아래로 떨어진 지난해의 흐름이 되풀이될 것이란 비관론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여건이 다르다며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지난해는 기업 실적 사이클이 하향 조정되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기업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환율·유가 등 지표들도 1분기 이후 기업 실적에 더욱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스권 회귀를 우려하는 것보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게 맞는다는 얘기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글로벌 유동성과 정책 모멘텀이 든든히 뒤를 받쳐주는 가운데 실적 기대, 수급 개선 등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 상승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증시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이상인 15개국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가 올해 들어 모두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유럽에서도 독일 DAX, 영국 FTSE100, 스위스 SMI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범유럽 유로스톡스50과 프랑스 CAC40, 스페인 IBEX35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아시아 증시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주 7년여 만에 4000선을 돌파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87.41포인트(2.17%) 오른 4121.72로 마감해 4100선도 훌쩍 넘어섰다. 중국에선 당국이 증권계좌 보유 제한을 크게 완화한 데다 지수가 8000선까지 오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와 주식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지난 10일 장중 2만 선을 돌파하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상승장이 진행되는 이유는 각국이 경쟁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면서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유동성이 크게 위축되겠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갈수록 늦춰지고 있어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연준이 긴축을 시작할 것이란 신호를 주며 글로벌 유동성 환경을 돌려놓기 전까지는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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