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법정서 피고가 총격 판사·변호사·증인 숨져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서 9일(현지시간) 고의 파산 혐의로 재판받던 남성이 권총으로 판사와 변호사 등에게 총격을 가해 모두 4명이 숨졌다고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이 전했다.

클라우디오 지아르디엘로(46)라는 범인은 이날 오전 11시쯤 밀라노 법원 건물 3층에서 파산 관련 심리를 받던 중 갑자기 변호사와 증인 2명에게 총격을 가해 변호사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증인 중 1명이 병원에서 숨졌다. 범인은 이후 2층에 있는 파산 담당인 페르난도 치암피 판사 방으로 찾아가 또 다시 총을 쏴 판사를 숨지게 했다.

법원 건물에 1시간 이상 숨어 있던 범인은 이어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다 법원에서 25㎞ 떨어진 곳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사건 종결 뒤 의료팀은 법원 건물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총성을 듣고 법원에 있던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한꺼번에 탈출하려고 소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평소 심장 질환이 있던 이 사람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총격을 받은 두 증인은 범인의 아저씨와 조카이며, 범인은 콜센터 회사와 파산과 관련해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범인이 자신의 변호사와 함께 법원 건물로 들어오면서 수색이나 금속탐지기 검사를 받지 않아 총기를 소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ANSA통신은 이날 금속탐지기 가운데 1대가 고장난 상태였다고 전했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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