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선제적 소통’ 행보 지방 현안 속터놓고 대화… 17개 시도의회 의장단 첫 청와대 초청 오찬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변하고 있다. 각계각층 인사와 소통하며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먼저 다가가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선제적 대응 기조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7일 17개 광역 시도의회 의장단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규제와 안전, 경제 살리기, 지방자치단체 세수 문제 등 다양한 국정현안을 거론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취임 후 광역의회 의장단을 초청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이처럼 바뀐 스타일을 보여줬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선체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여야 간 이견대립이 존재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선제적 결정을 내놨다. 메시지의 방향이나 발신 타이밍 등 여러 면에서 집권 초기의 수동적 대응방식과는 사뭇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광역의회 의장단에게 “규제와 안전, 이 두 가지만큼은 각 지방의회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개혁의 경우 중앙 차원에서 아무리 규제를 개선해도 지자체에서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고, 국민안전을 위한 개선책들도 국민안전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손발이 맞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공무원연금개혁의 성공,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지방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소통과 공개, 협업, 공유의 정부3.0 정신에도 더 많은 관심을 앞으로 가져주시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발굴해서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수 침체로 인한 국가재정 운영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로 인한 농어촌 경쟁력 약화 등을 거론하며 “이런 도전을 이겨내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중앙과 지방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아직 일부 지자체에 방만한 재정운영이나 부정부패 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저는 지방자치 20년을 맞이하는 올해야말로 우리 지방자치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역발전위와 지방자치발전위,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의 정부 정책을 소개하며 “앞으로 지방의회가 중심이 돼서 과거의 적폐들은 과감히 걷어내고, 지역에 창조적인 활력을 불어넣어서 향후 20년 선진 지방자치의 기틀을 튼튼히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각 지방이 자율성을 바탕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차별화된 발전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오찬에는 17개 광역시·도의회 의장들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 이병기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정무·홍보·경제 수석 등이 배석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