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클라이밍’ 매력에 빠진 사람들] 한 손 한 발 내딛다보면 막막했던 벽, 그 정상에 서다

Է:2015-04-04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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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잡으려면 모든 신체 부위 사용… ‘몸짱’ 몸매 덤으로 얻어

[‘스포츠클라이밍’ 매력에 빠진 사람들] 한 손 한 발 내딛다보면 막막했던 벽, 그 정상에 서다
한 발 한 발 중력을 거스르며 암벽을 오르는 스포츠클라이밍은 ‘몸짱’을 만들어주는 온몸 운동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 여성 클라이머가 3일 서울 성수2동 K2 클라이밍&피트니스 센터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을 즐기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스포츠클라이밍’ 매력에 빠진 사람들] 한 손 한 발 내딛다보면 막막했던 벽, 그 정상에 서다
[‘스포츠클라이밍’ 매력에 빠진 사람들] 한 손 한 발 내딛다보면 막막했던 벽, 그 정상에 서다
처음 벽을 마주대하고 서면 막막하다. 홀드(세라믹 등으로 만든 인공 손잡이)를 잡고 벽에 붙어 마지막 젖 먹던 힘까지 모아 다음 홀드를 잡는 동작을 이어간다. 잡념이 사라지고 어느새 정상. 정복의 환희를 만끽하고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땅 위로 사뿐히 내려앉는다.

스포츠클라이밍을 간단히 표현하면 이렇다. 하지만 동작 하나하나에는 고도의 집중력과 훈련이 뒤따라야 한다. 반복해서 운동하며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균형 잡힌 몸을 가질 수 있다. ‘몸짱’은 덤으로 찾아온다.

최근 다이어트 운동으로 알려지면서 스포츠클라이밍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각종 세계대회 등에서 한국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반인의 관심도 부쩍 늘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인공암벽의 홀드를 이용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운동이다. 처음에는 자연 암벽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 거쳐 가는 연습 정도로만 여겨졌지만 이제는 정식 스포츠 장르로 변모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의 매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첫 번째는 실력이 늘어나는 재미다. 처음에는 매달려서 버티는 연습만 하다가 차츰 당기는 힘을 길러 조금씩 전진할 때 느껴지는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전보다 어려운 난도의 등반을 해냈을 때의 성취감도 빼놓을 수 없다.

두 번째는 문제를 해결하는 재미다. 스포츠클라이밍에는 코스를 정해 둔다. 일반적으로 같은 색 홀드를 배치하거나 특정 숫자를 적어 사용할 홀드를 표시해 두고 풀어나간다. 어떻게 등반할 것인지의 문제를 스스로 풀어나가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연 암벽에 비해 안전하고, 가족이나 연인끼리 즐기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보디빌딩으로 생기는 우락부락한 ‘미셰린 근육’이 아닌 이소룡 같은 날씬하면서도 단단한 잔근육이 발달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팔과 다리의 근육 강화에 좋으며 어린이 성장발달에도 좋다. 2011년 배우 박하선이 스포츠클라이밍으로 10㎏을 감량하며 몸매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성 동호인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이승연, 지진희, 유지태 등 많은 연예인이 즐겨하고 있다. 배우 최필립은 등반 전문용어로 ‘5.13 A급’인 설악산 적벽을 올랐다.

스포츠클라이밍은 함께하는 사람들의 유대를 강화해 주기도 한다. 인공암벽을 오를 때는 두 명이 한 조를 이뤄야 한다. 한 명이 벽을 오를 때 다른 한 명은 로프를 잡아주는 ‘확보자’ 역할을 한다. 암벽에서 추락할 때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해준다. 믿음이 없다면 확보자에게 나의 안전을 맡기기 어려울 것이다.

스포츠클라이밍을 할 때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함께 이뤄진다. 가만히 매달려만 있으려 해도 끊임없이 힘을 써야 하기 때문에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 못지않은 체력이 소모된다. 일부 여성은 몸에 울퉁불퉁한 근육이 붙어 보기 싫어질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클라이머의 상당수는 겉보기에 호리호리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암벽에 오르면 엄청난 근력을 자랑한다. 오버행(지면과 수직을 기준으로 각도 90도 이상으로 굽어진 벽)도 순식간에 오른다. 무용이나 기계체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무브(움직임)를 보인다.

벽에 직접 붙기 전 멀리서 벽에 매달려 있는 사람을 바라볼 때는 팔 힘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홀드를 딛고 올라서면 생각이 달라진다. 초심자들이 벽에 매달리면 힘을 분배하기는커녕 힘을 제대로 쓰기도 어렵다.

스포츠클라이밍은 무엇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신체 부위를 사용하는 온몸운동이다. 암벽 등반 기술의 핵심은 균형 유지와 체중 분산이다. 균형을 잡으려면 왼쪽과 오른쪽, 팔과 다리 할 것 없이 고르게 힘을 써야 한다. 손과 발 4개 중 적어도 3개는 암벽에 의지하고 있어야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다음 동작을 이어갈 수 있다. ‘삼지점’ 만들기다. 스포츠클라이밍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6개월∼1년 정도 꾸준히 훈련을 받으면 벽 위에서 ‘노는 법’을 익힐 수 있다.

중력을 거슬러 경사면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다이내믹한 움직임, 온몸을 이용해 목표 지점까지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중년들이 ‘암벽’에 매달리는 이유다.

주의할 점도 있다. 의욕만 앞세워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에 전념하다 보면 손가락 건염이 생길 수 있다. 주 3∼4회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계획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건강한 스포츠클라이밍을 즐기는 비결이다.

대한산악연맹 스포츠클라이밍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200여 개의 인공암장이 있다. 모르는 사이 주변에 암장이 생긴 경우도 많다.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가족이나 연인이 함께 인공암벽을 찾아보자.

남호철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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