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발견… 난치성 뇌전증 원인 세계 최초 규명

Է:2015-04-06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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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 뇌 속에서 1% 미만 존재 돌연변이 유전자 찾아내

위대한 발견… 난치성 뇌전증 원인 세계 최초 규명
바닥에 쓰러져 입에 거품을 물고 사지를 격렬히 떠는 질환, 뇌전증. 극단적인 묘사이긴 하나, TV드라마나 영화에서 비춰지는 뇌전증 환자의 모습은 이렇다. 뇌전증은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그 중 기존 치료약을 복용해도 발작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를 ‘난치성 뇌전증’이라고 부른다. 전체 뇌전증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그 수가 적지 않지만 이들에게 효과적인 약물은 아직 없다.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이 된 유전자와 치료약물을 찾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번 실험결과는 명성 높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지에 실리면서 ‘위대한 발견’임을 재확인시켰다. 연구의 주인공,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외과 김동석(사진) 교수를 만나 연구내용을 자세히 들어봤다.

김 교수는 “다양한 검사를 통해 뇌전증 환자의 뇌 속 어디가 잘못되었는지는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왜 이런 뇌구조가 됐는지는 그동안 알 수 없었다. 이번 연구가 의의가 있는 것은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왜 이런 뇌 구조를 갖게 됐는지를 알게 한 최초의 연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난치성 뇌전증, 그중에서 대뇌 피질 이형성증은 태아의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가 완벽한 이동을 다 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추면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본래 자리에 있지 못하고 잘못 위치한 신경세포 때문에 신체에 명령이 잘못 내려지면서 ‘발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김동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시민 5000만 명 가운데 단 한 명의 방화범을 찾는 일과 같았다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대뇌 피질 이형성증을 보이는 환자의 뇌 조직을 유전자 분석기술을 통해 하나씩 분류해 나갔다. 비슷하게 생긴 수만 명의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다고 믿고 범인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 결과 국소 대뇌 피질 이형성증에 의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뇌에만 존재하는 1% 미만의 변이 유전자를 찾아냈다. 뇌 속 신경세포의 이동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돌연변이된 이동 유전자 때문에, 신경세포가 원래 존재해야 할 뇌 구역까지 이동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 뇌에 산발적으로 존재하게 된 것이고, 잘못된 위치에서 전기신호가 터지면서 비정상적인 발작을 보이는 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곧바로 발견한 뇌 속 변이 유전자가 실제 질병을 일으키는지 확인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변이 유전자를 안고 태어난 생쥐는 어느 정도 성장 후 사람과 유사한 발작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김 교수는 “발작을 일으키는 생쥐의 뇌파검사결과가 뇌전증 환자의 뇌파검사결과와 유사했다”고 말했다.

돌연변이된 세포 이동 유전자를 막는 약물은 이미 항암제 형태로 시중에 나와 있다. 김 교수는 항암제가 작용기전이 같은 만큼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도 치료효과가 보일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김 교수는 “질환은 다르지만 작용기전이 유사한 약물이 허가되어 나와 있기 때문에, 뇌전증 환자에게서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지 확인하는 임상시험만 들어가면 치료약은 2∼3년 내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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