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사상 최대 ‘슈퍼 주총 데이’

Է:2015-03-28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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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박정태] 사상 최대 ‘슈퍼 주총 데이’
기업들이 한날한시에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관행이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그것도 여론의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금요일에 몰아서 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13, 20일에 이어 27일에는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무려 810개사의 주총이 열렸다.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다.

기업들이 같은 날 주총을 하면 소액주주들은 주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 여러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음에도 한 곳만 참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말 많은 소액주주를 피하려는 생각에서 기업들이 날짜를 맞춰 온 탓이다. 그래서 주총은 경영진 뜻대로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올해도 대부분 원안대로 통과됐다.

기업이 권력기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기용하는 경향은 여전했다. 방패막이나 로비 창구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10대 그룹이 올해 주총에서 선임하는 사외이사 중 청와대, 법원,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권력기관 출신이 40%에 달한다고 하니 사외이사 제도 도입 취지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이날 대거 몰린 금융권 주총의 핵심 이슈도 사외이사 문제다. 눈에 띄는 건 우리은행과 KB금융지주의 대비되는 행보다.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은 ‘정피아’(정치권 출신+마피아) 낙하산들을 사외이사 자리에 대거 앉혔다. 신임 사외이사 4명 중 홍일화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정한기 호서대 초빙교수, 천혜숙 청주대 교수 등 3명이 여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특히 정 교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같은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 출신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당초 의안대로 의결됐다.

이와 달리 KB금융이 주총에서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7명 중 3명은 금융권에선 처음으로 소액주주권인 주주제안 절차를 통해 탄생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이병남 LG인화원 원장이 그들이다. 정부 입김이 센 우리은행이 여전히 퇴행적 행태를 보이는 반면 지난해 내홍을 겪으며 사외이사가 전원 사퇴한 KB금융은 변화의 몸부림을 보여주고 있다. 주주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려는 바람직한 모습이다.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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