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광야 속에서 듣는 하나님 위로… 3집 앨범 ‘진리-광야에서 하늘을 꿈꾸다’ 낸 강명식 교수

“당신의 ‘광야’는 어디입니까?” 찬양사역자 강명식(46) 숭실대 CCM학과 교수의 3집 앨범 ‘진리(The Truth)-광야에서 하늘을 꿈꾸다’(사진)가 24일 공식 발매됐다. 광야 같은 이 세상을 지나는 순례자들을 위한 위로와 소망의 노래 10곡이 수록돼 있다. 최근 연구실이 있는 서울 동작구 숭실대 안익태기념관을 찾았다. 강 교수는 제자로 보이는 학생 2명과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다 방문자를 맞았다.

그는 1989년 주찬양선교단을 거쳐 2000년부터 숭실대에서 CCM 강의를 계속 해왔다. 김도현 김명식 조준모 한웅재 등과 함께 2000년대 대표적 찬양사역자로 꼽힌다. “광야와 천국을 주제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하니까 어느 분이 ‘사람들이 제일 부담스러워하는 주제 2가지를 다뤘다’고 하시더군요. (엷게 웃음).” 그에게 광야는 무엇인지 물었다. 술 취한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던 어린 시절은 하루하루 힘겨웠다. 선교단에서 보냈던 청년기는 귀한 훈련의 시간이었지만 사역 이면의 갈등과 혼란도 겪어야 했다. 하나님 안에서 회복을 경험하고 활발하게 사역하던 30대 후반 다시 광야로 들어섰다.

“갑자기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했지요. 오른쪽 팔 미세 신경에 신경종이 여러 개 생겨 수술을 하자마자 위에 용종 7∼8개가 발견돼 수술을 했습니다. 계속 병원을 전전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쳤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천국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돌이켜보면 우울증의 신체증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1년 정도 모든 사역을 멈췄다. “홀로 주님 앞에 섰습니다. 어느 날 문득 오늘 하나님 앞에 선다면, 하나님이 나를 무엇으로 판단하실까 하는 질문과 맞닥뜨렸습니다. 결코 제가 얼마나 많은 사역을 했는지로 판단하실 것 같지 않았습니다. 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했는가, 한 영혼을 주님 마음으로 품었는가를 보실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때 주님 앞에 나온 기도가 어노인팅 9집에 수록된 ‘예수님만을 더욱 사랑’이라는 가사였습니다. 내 생명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길 원한다는….”

3집 ‘광야로’ ‘광야에서’ ‘내 것은 없네’ ‘진리’ 등은 광야의 시간이 담긴 곡이다. 텅 빈 광야는 힘겨운 곳이지만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모세가 수 십 년 광야를 헤매죠. 그러다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의 거듭되는 죄와 반역으로 인해 너희들끼리 가나안에 가라고 하시니까, 모세는 하나님이 함께 가지 않으시면 우리도 가나안에 가지 않겠다(출 33:3∼15)고 대답합니다.” 그는 모세의 고백이 놀라웠다고 한다. “모세에게는 눈에 보이는 ‘가나안’이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게 모세와 같은 마음, 하나님과 동행하려는 마음이더라고요.”

하지만 고난을 원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흥미롭게 봤던 말씀이 ‘애매히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답다(벧전 2:19, 개역한글)’는 것이었는데요. 우리의 죄나 연약함 등 고난의 이유가 분명할 때도 있지만, 또 많은 경우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그 고난을 통해 철저히 하나님만 의지하고 하늘 소망을 회복하게 된다면 힘겨운 고난마저도 축복이 된다고 믿습니다.”

국내 CCM의 과제로도 애가(哀歌)의 회복을 강조했다. “교회에서 하나님을 경배하고 찬양하거나 축복을 구하는 노래는 많이 부르지만,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주는 노래, 인생의 고통과 아픔을 나누는 애가는 많지 않죠. 그런데 사실 150편의 시편 중 반 이상이 애가이거든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우리의 사회의 아픔, 이웃의 고통을 품고 위로할 수 있는 노래들도 꼭 필요합니다.”

그는 하나님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노래를 많이 불렀을까. “가끔 그저 한 분의 청중 하나님 앞에서 홀로 찬양할 때, 하나님의 사랑과 임재를 느낄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이렇게 예배하다 그대로 하나님 품에 안기면 더 이상 바랄 것 없겠다’고 고백하게 되더군요. 어느 농촌 고교에서 가족에게 받은 상처와 아픔으로 자살을 시도했던 학생들 앞에서 찬양을 한 적이 있어요. 집회 후 학생들로부터 치유와 회복을 경험했다는 편지를 받고 정말 찬양 사역하길 잘 했구나, 어린 시절 힘들다고 포기하지 않기 잘 했구나 하고 감사한 적이 있어요.”

그는 하나님이 허락하는 때까지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또 가르치고 싶다. “미 휘튼대 해럴드 베스트 교수가 ‘신앙의 눈으로 본 음악’이란 책에서 가르치는 일에 부르심이 있는 찬양사역자는 자신의 창작 속도를 늦추더라도 후진을 양성하는 데 기꺼이 시간을 드려야한다고 했거든요. 20대 때 이 말이 제 소명으로 다가왔어요. 도저히 가망이 없어 보이던 학생들이 복음 안에서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합니다. 그런 학생들이 뛰어난 찬양곡을 만들어내는 걸 보면 전율을 느껴요. 거기에서 저도 인생을 다시 걸어갈 힘을 얻습니다.”

그의 노랫말대로 하나님 사랑은 결코 변치 않고, 하나님이 그 길을 인도하시고, 땅의 것들에 소망을 두지 않고 하늘의 것을 구하며 산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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