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학·철강산업 기술 한국 위협… 고도화 지수 턱밑까지 추격

한국 제조업의 고기술·고부가가치화 정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정보통신) 관련 제품은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지만 철강·석유화학업종은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한국 제조업의 수출 고도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이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하면서 산업의 고도화가 빠르게 진행돼 한국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요 국가 수출품의 기술 수준과 부가가치 생산성을 수치화한 ‘수출 고도화 지수’를 산출해보니 한국은 2013년 기준 106.9였다. 이는 일본(111.7)보다는 낮지만 독일(108.5)에는 근접했으며 미국(103.0)보다는 오히려 높았다.

2000년 94.3에 불과해 독일(104.8) 일본(103.4) 미국(100.8)보다 현저히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발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산업별로 보면 평판디스플레이패널(FDP) 등 정밀기기(100.4), 반도체 및 전자제품(107.0) 등 주력 IT 분야가 고도화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7%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았다.

화학제품은 고도화 지수가 96.5로 아직 주요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한 가운데 중국(91.7)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또 철강제품은 108.6으로 일본(107.1) 미국(109.2) 등과 경합하는 상태에서 중국(104.5)이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조규림 선임 연구원은 “한국은 편중이 심한 IT산업을 제외한 많은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경쟁이 심해지거나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위협까지 더해져 영상음향통신기기, 철강, 석유화학 산업은 ‘넛크래킹’ 상황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IT 이외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신성장·고부가 제조업에 대한 집중적인 육성이 이뤄져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 우수 연구인력이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만 한다”고 제언했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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