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신호기 오류 알고도 무시… ‘상왕십리역 추돌’ 업무태만 원인

지난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사고는 ‘사소해’ 보이는 업무 태만 여러 건이 쌓여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이었다. 검찰은 관련자 8명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전승수)는 지하철 신호기 관리를 소홀히 해 사고를 낸 혐의(업무상과실치상 및 업무상과실전차파괴)로 서울메트로 신호관리소장 공모(59)씨와 수석관제사 김모(48)씨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뒤따라오던 열차 기관사 엄모(46)씨와 앞서가던 열차 기관사 박모(49)씨는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9일 서울메트로 신호관리소 사원 정모(39)씨는 전원을 켠 채 중앙처리장치(CPU) 보드를 탈·부착했고, 이 때문에 통신장애와 신호기 오류가 발생했다. 사고 당일인 5월 2일 오전 1시30분쯤 신호팀 김모(45)씨가 이 오류를 알아챘지만 김씨는 이를 무시한 채 오전 3시에 무단으로 조기 퇴근했다.

오전 9시쯤 뒤늦게 오류 사실을 전해들은 공씨 등 3명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어 오후 3시30분 수석관제사 김씨 등 2명이 상왕십리역 인근에서 선행 열차와 후행 열차가 지나치게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간격 조정을 하지 않았다. 모두가 ‘남의 일’로 여기며 손놓고 있었고, 2분 뒤 열차 두 대가 추돌해 230여명이 다쳤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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