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대마초

Է:2015-01-16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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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명호] 대마초
육해공군의 사병 3명이 과자 상자 속에 숨긴 대마초를 소포로 받아 영내 등에서 피웠다가 적발됐다. 노크 귀순, 총기 난사, 성폭행 등에 이어 ‘대마초 배달’이라는 또 다른 군 기록이 세워졌다. 병사들은 민간인 공급책으로부터 배송 받아 수차례 나눠 피웠다. 병사들에게 온 소포는 간부들이 보는 자리에서 내용물을 확인하게 돼 있는데 대마초 밀반입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의아스럽다. 점검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군대 유행어대로 ‘대충 철저히’ 지나갔기 때문일 게다.

지난해 5월에 발생했는데 경찰이 공급책을 체포해 소포 발송 사실을 알려줄 때까지 군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해 각종 사건·사고 이후 “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그대로 알려 평가받겠다”던 한민구 국방장관의 약속도 허언이 되고 말았다. 상급부대에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았음을 볼 때 일단 숨기고 보는 체질도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 같다. 위가 느슨해지니 군대 전반이 느슨해진 것은 아닐까.

지난 연말 육군은 각 부대에 개설된 SNS 커뮤니티 ‘밴드’가 2만5000여개라고 특별히 홍보했다. 거의 모든 중소대급 단위에 만들어진 것이다. 비무장지대에서 수색을 마치고 돌아와 사진을 올리고, 부대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올리고. 부모들은 대만족이란다. 그 심정은 이해 가지만 군대가 보이스카우트도 아니고, 참….

군대는 뭔가.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 합법적 무력 집단이다. 늘 폭력을 쓸 준비가 돼 있다. 그 폭력성 때문에 흔들림 없는 원칙과 감독이 필요하다. 아무리 규제 완화가 대세라지만 군대까지 각종 민원과 편의를 위해, 일부 불평불만을 잠재우고 그저 평온하게만 운영하기 위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으로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상급자 또는 상급기관으로 올라갈수록 군대에는 군기와 원칙,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고위급 장교들은 고대 중국 전쟁 기록에서 자주 나오는 군령장(軍令狀)의 정신을 생각해봐야 한다. 장수가 전장으로 떠나기 직전 써놓고 나가는 ‘패하면 내 목을 치라’는, 그런 약속 말이다. 그래야 군기도 살고 사고도 줄어든다.

김명호 논설위원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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