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 불안했다. 때로는 악기끼리 엇박자가 났고 음정도 맞지 않았다. 슈니트케의 피아노와 현을 위한 협주곡이었다. 여기에 하나의 악기가 더해졌다. 바로 매력적인 중저음의 배우 존 말코비치(62)의 목소리였다.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선 서울바로크합주단 창단 50주년 기념 특별정기연주회 리허설이 진행됐다. 리허설에서 말코비치와 바로크합주단이 보여준 슈니트케의 피아노 협주곡을 재구성한 신 버전은 14일 기념연주회에서 세계 초연된다.
말코비치는 아르메니아 지휘자 세르게이 심바탄이 지휘하고 러시아 피아니스트 크세니아 코간이 협주곡을 연주하는 중간 중간 아르헨티나 소설가 에르네스토 사바토의 ‘영웅들과 무덤에 관해’ 중 제3장 ‘장님에 대한 보고서’를 읽었다. 이 책은 철학적 사상과 관찰이 혼합된 심리학적 소설이다. 말코비치는 소설 속 주인공 페르난도 비달 올모스가 돼 자신을 관찰하는 눈먼 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페르난도라는 인물보다는 작가인 사바토가 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에 더 초점을 두어야 한다”며 “연극이 아니기 때문에 페르난도의 특징에 초점을 두는 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말코비치의 연기 내공은 음악과 어우러진 내레이션만으로도 느껴졌다. “나를 믿으라(Believe in me)”며 절규할 때는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 큰 애정을 드러냈다.
“2012년 코간과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축제에서 같이 공연한 뒤 다른 공연도 함께 해 보는 게 어떨까 얘기를 했습니다. 어느 날 코간이 이 곡을 들려줬는데 매력을 느꼈죠.”
말코비치는 곡을 듣고 곧바로 사바토의 소설이 맞아떨어진다고 추천했다. 이 공연을 위해 한국도 처음 찾았다.
“이번 공연이 7∼8번째 시도하는 클래식 공연인데 이런 경험을 정말 사랑합니다. 특히 클래식 음악가들과 일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죠.”
그에게 음악 작업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음악은 내 인생에 특별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가들과 일하면서 음악이 얼마나 강렬하고, 흥미로운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면서 “연극, 영화와는 다른 의미에서 인생에 큰 경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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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방한한 존 말코비치 “음악은 내 인생에 특별한 존재”
서울바로크합주단, 1월 14일 창단 5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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