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시행령 개정] 쌓아둔 돈에 과세하면… 10대 그룹 1조800억 더 내야

정부가 25일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시행령을 확정함에 따라 10대 그룹이 추가 부담해야 할 세금액은 1조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맞춰 10대 그룹이 평균 10%인 현재의 배당 성향을 2배로 높일 경우 기업소득환류세액은 7200억원으로 33% 이상 줄게 된다.

기업 분석업체인 CEO스코어는 기업소득환류세제 시행령의 ‘제조업 80%, 비제조업 30%’ 기준에 따라 10대 그룹의 추가 세 부담액을 추산한 결과 1조81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0대 그룹의 기업소득환류세 추정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151개 상장 및 비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제조업은 2013년 당기순이익의 80%, 비제조업은 30% 금액에서 투자와 배당금, 전년 대비 임금상승액을 빼고 10%를 곱해 계산했다.

조사결과 과세 대상 기업은 제조업 24개사와 비제조업 20개사 등 44개사(29.1%)였고 금액은 각각 1조550억원, 261억원이었다.

10대 그룹 중 기업소득환류세액이 가장 큰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18개 계열사 중 11곳이 과세 대상이었고, 금액은 5546억원에 달했다. 현대차 2000억원, 현대모비스 1280억원, 기아차 890억원, 현대하이스코 810억원 등 수직계열화된 그룹의 주력 계열사 4곳이 약 5000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다만 현대차는 지난 9월 10조5500억원에 인수한 서울 강남구 한전부지 매입이 투자로 인정될 경우 세 부담액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의 추가 세 부담액은 3798억원이다. 조사 대상 25개 계열사 중 과세 대상은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삼성메디슨, 시큐아이 등 4곳에 불과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세액은 3580억원으로 그룹 세 부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세 부담액 합계는 9344억원으로 10대 그룹 전체의 86.4%에 달했다.

만약 10대 그룹이 배당 성향을 2배로 높일 경우 세 부담액은 7200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추가 세 부담이 가장 많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배당금 1조1500억원을 기준으로 2배 늘리면 추가 부담 세액은 4416억원으로 20.4% 줄게 된다. 이 경우 삼성그룹의 세 부담도 1531억원으로 59.7% 감소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내년 초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액을 올해보다 30∼50%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 관련기사 보기◀

▶투자·배당·임금에 순익 80% 안쓰면 2015년부터 과세한다

▶ [세법 시행령 개정] 기업 채찍질→근로자 임금인상 ‘약발’은 미지수

▶ [세법 시행령 개정] 中企기준 매출액 단일화… ‘피터팬 증후군’ 근절

▶[세법 시행령 개정] 종교인 자진 납세운동 감안 여당도 총선·대선 앞두고 부담

▶[세법 시행령 개정] 현대차 10조짜리 삼성동 한전부지, 절세냐 세금폭탄이냐… 2015년 2월 결판

▶[세법 시행령 개정] 구글·애플 해외 앱에 10% 부가세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