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첫 민선대통령 세속주의 에셉시 유력

2011년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세속주의 성향 원로 정치인인 베지 카이드 에셉시(88·사진) 후보의 당선이 확정적이라고 AP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튀니지 여론조사기관 시그마 콘세일은 21일(현지시간) 대선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 에셉시 후보가 55.5%의 득표율로 44.5%를 얻은 몬세프 마르주키(67) 후보를 11% 포인트 앞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셉시 후보도 승리를 선언했다. 결선투표 투표율은 59.04%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달 23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도 에셉시 후보는 득표율 39.5%로 1위, 마르주키 후보가 33.4%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번 대선은 튀니지가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자유 경선으로 치러졌다. ‘아랍의 봄’으로 23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독재자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을 축출한 지 4년 만이다. 첫 민선 대통령을 배출한 ‘역사적인 대선’이었는데 큰 탈 없이 선거가 끝나 튀니지의 민주주의 발전은 물론 다른 아랍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에셉시 후보는 이슬람주의 정당과 대척 관계인 세속주의 성향 정당 니다투니스(튀니지당) 지도자로 옛 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험과 안정을 우선시하는 시민 사이에서 지지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그가 옛 정권 출신 인사여서 ‘아랍의 봄’이 온전히 꽃피웠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손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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