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의 송년 선물… 재즈보컬·하모니카·기타 ‘최고’가 한자리에

‘한국의 3대 재즈 디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욕심을 낼 법도 했다. 공연 성수기, 모두가 단독 공연을 준비할 때 그녀가 ‘함께’를 선택한 건 다소 의외였다. 정통 재즈 보컬과 화려한 스캣을 자랑하는 재즈 아티스트 말로(43·본명 정수월·사진) 얘기다.

나윤선, 웅산과 더불어 3대 재즈 디바로 불리는 말로가 오는 26∼28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 기타리스트 박주원과 ‘패션, 그레이스&파이어’라는 제목으로 한 무대에 선다. 각자 영역에서 최고로 불리는 세 사람이 같이하는 무대이기에 재즈 팬들의 기대감은 높다.

1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연습실에서 만난 말로는 “서로 음악 작업에 도움을 주면서 너무 잘 안다”면서 “하지만 함께 공연을 하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제덕은 2003년 말로의 ‘벚꽃 지다’ 제작에 참여했고 박주원은 2009년 말로의 5집 ‘디스 모먼트’를 만들었다. 박주원은 전제덕의 3집 ‘항해’, 전제덕은 박주원의 2집 ‘마노슈 왈츠’에 참여했다.

“두 사람 모두 기량이 뛰어남에도 서로를 존중하고 의견을 맞춰가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데 의외로 재미있더라고요.”

공연엔 박주원의 아이디어도 들어갔다. “상대 노래를 자기 방식대로 연주할 겁니다. 저의 걸쭉한 목소리, 주원이와 제덕이의 현란한 테크닉 등 각자 색깔로 서로의 노래를 연주하는 거죠.”

공연은 3부로 나뉜다. 1부는 3명이 하고 2부는 각자의 무대다. 3부는 10여명의 세션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무대로 구성했다. 말로의 단독 공연을 보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은 2부 무대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내놓은 6집 앨범 ‘겨울, 그리고 봄’ 속 신곡도 선보일 예정이다. 늘 그렇듯 이번 앨범도 말로가 직접 노래를 만들었다. 앨범 속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온다’는 메시지는 힘든 일을 겪었던 사람들에게 힘을 주려는 말로만의 위로다. 내년 3월 단독 공연도 갖는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요청했더니 말로답게 공연 홍보보다 재즈 사랑을 강조했다.

“외국 재즈 뮤지션들이 한국에서 높은 개런티를 받고 공연을 하지만 그들도 자기 나라에선 작은 공연장에서 적은 돈을 받고 즉흥연주를 합니다. 그들이 유명해 질 수 있었던 건 작은 공연장을 찾아준 사람들 덕이에요. 한국의 재즈 아티스트들도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셔야 클 수 있어요. 공연장에서 꼭 만났으면 좋겠어요.”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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