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의 쿠바용병’ 배구코트 휘젓다

Է:2014-12-16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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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3인3색 활약상

‘3인의 쿠바용병’ 배구코트 휘젓다
중반전에 접어든 2014-2015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는 쿠바 출신 용병들의 활약에 울고 웃는다. 전체 7개 구단 가운데 쿠바 출신은 4명. 1위팀 삼성화재를 비롯해 대한항공, OK저축은행 등 상위 3개팀은 쿠바 선수들이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3년째 뛰고 있는 삼성화재 레오(24)와 2년차인 대한항공 산체스(28), 여기에 올해 가세한 OK저축은행 시몬(27)이 바로 그들이다. 우리카드 까메호(25)가 한 명 더 있지만 명성과 실력면에서 이들 3인방에게 한참 뒤처진다. 맨 꼴찌로 처진 우리카드의 성적이 말해준다.

◇팀마다 다른 쿠바 3인방 활용법=3년 전 당시 206㎝, 75㎏으로 호리호리했던 레오가 삼성화재 주포로 영입됐을 때 타 팀 감독들은 쾌재를 불렀다. 쿠바 청소년대표 출신이긴 하나 국제적인 명성이 없던 그가 앞서 3년간 삼성화재를 정상에 올려놓은 가빈(캐나다)에 비해 초라해 보였던 까닭이다. 하지만 곧바로 삼성화재 조직력에 녹아든 레오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한국무대를 평정하자 각 팀들은 쿠바출신 공격수에 매료됐다. 재빠른 움직임을 보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쿠바 국가대표 출신 산체스를 데려와 공격 일선에 투입했다. 산체스는 득점 3위, 서브 1위로 기대에 부응하며 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창단한 러시앤캐시(현 OK저축은행)는 토종 자원은 우수했지만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던 바로티(헝가리)를 데려오는 바람에 홍역을 치렀다. 올해 김세진 감독은 쿠바 국가대표 출신 시몬을 영입하며 남자 프로배구판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쿠바 출신 공격수이지만 ‘활용법’은 각 팀 감독마다 달라 흥미롭다. 이들 중 가장 어린 레오는 삼성화재 ‘몰빵 배구’의 핵이다. 삼성화재 조직력은 오로지 레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치용 감독이 레오 이전 외국인 공격수를 활용했던 방법 그대로였다. 외국인 공격수에게 절대 의존하는 ‘몰빵 배구’는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챔피언결정전 7연패의 핵심 전술이었다.

삼성화재에 와서 리시브와 수비실력마저 늘었다는 레오는 외국인 선수 가운데 드물게 레프트를 보고 있다. 물론 지금은 입대했지만 삼성화재에는 국내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가 버티고 있었던 탓이다. 레프트는 2명의 선수가 맞물려 한 명이 전위로 나서면 또 한 명은 후위로 빠지기 때문에 수비 능력도 중요하다. 이로 인해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서 대부분 팀이 용병을 라이트로 기용하고 있다. 다른 용병들과 달리 리시브와 디그(상대팀의 스파이크나 백어택을 받아내는 것)도 곧잘 해내는 레오는 오픈 공격을 주무기로 득점 부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격점유율 60%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인 공격 비중을 갖고 있는 그는 박철우가 빠져 올 시즌 공격부담이 더욱 커졌다.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바로 체력이다. 실제로 그는 4, 5세트가 되면 점프높이가 낮아지면서 상대 블로커의 먹잇감이 되곤 했다. 지난 7일 대한항공전에서 1대 3으로 패할 때 나타났다.

산체스는 대한항공 라이트 공격수다. 쿠바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할 만큼 세계적인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산체스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다른 공격수와 달리 다양한 기술로 무장한 테크니션이다. 그는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밀어치기와 감아치기를 하고 심지어 깎아치기도 한다. 상대 블로커들이 가로막아도 산체스가 깎아 친 볼은 터치아웃 되기 일쑤다. 국내 감독들이 그를 최고 라이트 공격수로 치켜세우는 이유다. 퀵오픈과 시간차 공격에서 최고로 꼽히는 산체스의 활약을 앞세워 대한항공은 지난해에 이어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활약에 자극받아 신생 OK저축은행이 데려온 시몬은 뜻밖에도 쿠바 대표팀 센터로 활약하던 선수였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한 시즌에 블로킹에 단 2차례만 당할 만큼 속공 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OK저축은행에서 독특하게도 센터와 라이트를 겸한다. 센터 위치에서 블로킹은 물론 전매특허인 속공을 펼칠 때면 국내 선수들은 뻔히 보고도 막을 수 없다. 지난 10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첫 세트에서 라이트 공격이 자주 막히자 2세트에서는 속공으로만 6점을 올리는 변신을 보였다. 역대 용병 중 처음 속공 부문 선두에 올라있을 정도다. 삼성화재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시몬은 레오를 꼼짝 못하게 틀어막으면서 시몬과 몬스터를 결합한 ‘시몬스터’라는 별명도 얻었다. 서브 부문 선두에 올라있는 그의 활약으로 OK저축은행은 2시즌 만에 삼성화재와 대한항공과 함께 프로배구 3강으로 우뚝 섰다.

◇“내가 천적이다”=그럼 3인방이 내품는 강타를 가장 잘 막는 천적은 누구일까. 레오의 강타에는 LIG손해보험 하현용과 정기혁이 각각 7개와 4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켜 천적으로 자리했다. LIG손보는 올 시즌 삼성화재를 상대로 3전패를 했지만 이들의 블로킹 활약으로 2차례는 풀세트 접전을 펼쳐 승점 2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산체스를 상대해서는 OK저축은행의 김규민이 7개, 레오가 6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다. 지난 10일 김규민은 대한항공전 5세트 12-10에서 산체스의 강타를 2차례 연속 가로막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206㎝, 112㎏으로 3인방 가운데 가장 체격이 좋은 시몬은 부상에서 돌아온 최석기(한국전력)가 제대로 혼내주고 있다. 지난 3일 OK저축은행전에서 최석기는 최다블로킹인 8개를 포함해 프로데뷔 7년 만에 최다인 15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최석기는 시몬의 무차별 강타를 무려 7개나 가로막으며 3대 2 승리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현대캐피탈 최민호도 ‘시몬 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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