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타준족 이대형·MVP 출신 김상현, KT 품으로

내년부터 1군 리그에 진입하는 프로야구 제10구단 KT 위즈가 특별지명에 이어 첫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했다.

KT는 28일 기존 9개 구단이 제출한 보호선수 20명 외에서 한 명씩 골라 총 9명을 지명했다(표). 포지션별로는 투수 4명, 내야수 1명, 외야수 3명, 포수 1명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이대형(31)과 김상현(34)이다. 지난해 말 FA 계약으로 LG에서 KIA로 이적했던 이대형은 올해 주전으로 활약하며 타율 0.323과 22도루를 기록했다. KIA는 재활 중인 투수를 보호 선수 명단에 넣기 위해 이대형을 제외했고 KT는 2007∼2010년 4년 연속 도루왕 출신의 베테랑 외야수를 손에 넣게 됐다.

김상현은 2009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이다. 조범현 KT 감독이 그해 KIA 사령탑으로 우승을 이끌었을 때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1군 42경기에서 타율 0.263, 5홈런, 20타점에 그쳤다. KT는 고민 끝에 베테랑 외야수로서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김상현을 낙점했다. 조 감독과의 좋은 인연도 영입에 영향을 미쳤다. KT는 선수에 대한 보상금으로 각 구단에 10억원씩, 모두 9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KT는 롯데와 FA 계약이 결렬된 투수 김사율(34)과 내야수 박기혁(33), LG에서 FA 시장에 나온 내야수 박경수(30)와 계약했다. 김사율은 4년(3+1·3년 보장 뒤 4년째 선택)간 계약금 5억원과 연봉 2억원, 옵션 3년간 연 5000만원 등 총액 14억5000만원을 받고 입단에 합의했고 박기혁은 4년(3+1)간 계약금 4억5000만원과 연봉 1억5000만원, 옵션 3년간 연 5000만원 등 11억4000만원의 조건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리고 박경수는 계약기간 4년을 보장받으며 계약금 7억원과 연봉 2억3000만원, 옵션 4년간 연 5000만원으로 총 18억2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로써 KT는 내년 시즌 1군에서 대등하게 맞설 최소한의 기틀을 확보했다. 특히 큰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준척 이상의 대형 선수들 대신 소규모 계약으로 필요한 곳을 보강한 게 눈에 띈다. 세 선수의 계약 총액을 모두 더한 액수는 44억1000만원으로 올해 어지간한 FA 선수 한 명의 계약 금액보다 적은 수준이다.

KT가 선수 영입을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남은 FA 시장 판도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한화가 이날 삼성 출신의 좌완 투수 권혁(31)과 4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4억5000만원, 옵션 4억원 등 총 32억에 계약하면서 남은 FA 선수는 이제 최대어 장원준(투수)을 비롯해 투수 송은범·배영수·이재영, 포수 차일목, 내야수 나주환, 외야수 이성열 등 7명이다. FA 시장에서 공식 철수한 삼성과 넥센, 롯데에 이어 KT까지 구매자가 속속 사라지면서 이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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