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프랑스 출신 남성 모델 줄리엔 강이 속옷 차림으로 강남 일대를 배회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뜨거웠다.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난 줄리엔 강을 찍은 사진이 SNS에 퍼졌고, “똥송합니다!”라는 댓글도 순식간에 수백 건이 달렸다. ‘똥송합니다’는 ‘동양인이라 죄송합니다’라는 뜻으로 동양인의 ‘동’을 부정적인 의미의 ‘똥’으로 바꿔 붙인 것이다. 언뜻 봐서는 의미를 제대로 알기 어려운 이 말은 요즘 인기 있는 ‘SNS 언어’다.
자, 그럼 SNS와 인터넷에서 최근 널리 통용되는 신조어 10개를 한번 풀어보자. ‘썸타다’ ‘털ㄴ업!’ ‘어솨요’ ‘호갱님’ ‘ㅇㅇ,ㄱㄱ’ ‘ㄷㅈㄹ’ ‘생선’ ‘열폭’ ‘솔까말’ ‘버카충’.
최소한 5개 이상은 풀어야 신세대들과 어느 정도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하나하나 뜻을 살펴보면 ‘썸타다’는 영어 ‘something’과 우리말 동사 ‘타다(감정 등을 쉽게 느끼다)’가 합쳐진 신조어로 호감 가는 상대와 정식 교제에 앞서 핑크빛 감정을 주고받는 행위를 뜻한다. ‘털ㄴ업!’은 영어 ‘Turn up’을 발음이 나는 대로 옮겨 적은 것인데 ‘분위기 타고 놀자’ 혹은 ‘좋다’라는 의미다. ‘r’ 발음을 살리기 위해 이상한 표기법까지 빌린 이 말은 최근 가장 ‘핫’한 유행어라고 한다. ‘호갱님’는 ‘호구 고객님’, ‘어솨요’는 ‘어서와요’라는 뜻이다. ‘ㅇㅇ,ㄱㄱ’은 ‘응, 가자(go go)’, ‘ㄷㅈㄹ’은 ‘더 잘래?’라는 말을 자음으로만 표시한 것이다. ‘생선’ ‘열폭’ ‘솔까말’ ‘버카충’은 줄인 말들로 각각 ‘생일선물’ ‘열등감 폭발’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버스카드충전’을 뜻한다.
한글 파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단순히 파괴를 넘어 외계어 같은 SNS 언어는 소통을 단절하고 문화를 황폐화시킨다. 잘못된 언어 사용은 부모 자식의 대화도 가로막는다. 안전행정부는 동양 고전에 조예가 깊은 정종섭 장관 지시로 내부문서 등에 한자 사용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정부가 한글 홀대에 앞장서는 모양새다.
9일은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568주년되는 한글날. 오늘만이라도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의 뜻을 깊이 새겨 보자.
김준동 논설위원 jd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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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김준동] 한글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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