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 주요내용·Q&A] 저가폰 혜택 늘어 ‘통신과소비’ 줄 듯

법안 통과부터 세부 고시 확정까지 우여곡절 많았던 단말기유통조개선법(단통법)이 드디어 돛을 올린다.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그간 보조금 과열 경쟁으로 혼탁했던 이동통신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취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0일 이용자 간 보조금 부당 차별을 금지하는 단통법이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같은 단말기를 어떤 사람은 공짜로 사고 어떤 사람은 100만원에 사는 상황을 막는 대신 요금제와 단말기 가격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에서 차별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한다는 게 제도의 핵심이다.

1일부터 이통사는 휴대전화 매장과 홈페이지에 단말기별 출고가와 판매가, 지원금을 공시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지원금 상한선은 30만원이지만 대리점에 따라 15% 한도 내에서 추가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는 최대 34만5000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 등에서 직접 단말기를 구입한 뒤 요금제에 가입하면 최대 12%에 해당하는 요금을 할인받는다. 사용하는 요금제에 따라 보조금은 차등 지급된다.

제도 시행에 따른 실질적인 통신비 감소 효과 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그간 이통시장에서는 신규 번호이동의 비중이 높았지만 단통법 시행으로 중저가 자급제폰도 요금할인 대상이 됨에 따라 통신 과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이전보다 더 줄어들지는 미지수다.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만 주던 지원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나눠주는 동시에 멤버십 혜택과 서비스 마케팅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통시장 혼란의 핵심 원인인 지원금이 투명하게 지급돼 이통사·제조사들이 지원금이 아닌 품질·서비스·요금 경쟁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Q. 단통법이 시행되면 보조금이 줄어서 소비자는 오히려 손해 아닌가.

A. 단통법은 모든 소비자가 차별 없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법이다. 보조금 쏠림 현상 때문에 한쪽은 공짜폰을 사고 다른 쪽은 ‘호갱님’이 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번호이동에 보조금이 쏠렸지만 단통법이 시행되면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에 동일한 보조금이 책정되기 때문에 적어도 ‘호갱님’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보조금 혜택을 누려왔던 고객들은 정부가 나서서 싼값에 살 수 있는 기회를 원천 봉쇄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Q. 아무 매장이나 가도 똑같은 보조금을 받게 되는 건가.

A. 그렇지 않다. 방통위는 보조금 상한선을 30만원으로 설정했고,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이통사가 공시하는 지원금에서 최대 15%까지 보조금을 더 줄 수 있도록 했다. 보조금이 30만원이라면 최대 34만5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발품을 팔면 4만5000원 정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Q. 고가 요금제에만 보조금이 많은 건 예전과 똑같은 것 아닌가.

A. 고가 요금제(무약정 기준 9만원)를 사용하는 고객은 단통법이 시행돼도 예전과 달라지는 게 없다. 하지만 저가 요금제 사용 고객이나 자급제폰을 사용하는 고객은 예전보다 좀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요금제에 비례해 보조금을 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중간에 요금제를 높이거나 낮추면 보조금을 더 받거나 반납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Q. 중고폰이나 자급제폰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나.

A. 보조금을 받지 않은 경우 대신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보조금은 제조사와 이통사가 함께 부담하는데, 중고폰이나 자급제폰으로 2년 약정을 하면 보조금에서 이통사가 부담하는 금액만큼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단 중고폰은 보조금을 받은 이력이 없거나 2년이 지난 경우에만 요금 할인 대상이다. 지원 대상 단말기인지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서 확인할 수 있다.

Q. 단통법이 시행되면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는 있는가.

A. 통신요금 인하 효과는 주무부서인 방통위와 미래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이통 시장이 보조금 중심이었다면 단통법 시행으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통신비 인하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임세정 김준엽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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