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신임 시인협회장 “지하철 스크린도어 詩 바꾸겠다”

이달 초 ㈔한국시인협회 제40대 회장에 취임한 문정희(67) 시인은 2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사회가 겪은 고통과 절망을 직시하고 함께하는 시인협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가치관의 와해, 쓰레기 더미처럼 많은 정보의 흙탕물 속에서 시가 가진 본래의 향기가 이 사회에 크게 한자리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있다”면서 “오늘날 우리 삶과 세계를 통찰해 정확하고 적절한 언어로 (독자들에게) 세계를 돌려주는 비둘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인과 호흡하는 사업을 위해 시인협회는 우선 5개 문학단체, 서울시와 함께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전시된 시를 새롭게 바꿀 계획이다. 문 회장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면) 모두 모바일을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개중에 좋은 시도 있지만 마치 노란 개나리 종이꽃처럼 가화(假花)가 꽂혀 있는 것도 있다. 싱싱한 생화로 바꾸겠다”고 했다. 스크린도어를 새롭게 장식할 시들은 공모를 통해 무기명 심사를 거쳐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인협회는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프로젝트에 동참해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일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문 회장은 또 “문인 단체들이 발간하는 문예지들이 그동안 젊고 자유분방한 작품을 수용하지 못했다”며 참신한 젊은 시인을 발굴하기 위해 시문예 전문지 ‘시인불멸’도 창간한다고 했다.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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