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금융권 보신주의 만연” 직격탄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협회장들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덕담 대신 맹폭을 가했다. 업종별 동향과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지만 최 부총리는 시종 날선 지적으로 일관했다.

최 부총리는 4일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금융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마저 보여 걱정이 많다”며 “만연한 보신주의와 소극적 영업 관행이 금융업 위축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전체 산업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2011년 6.4%에서 5.5%까지 떨어졌고 취업자 수도 뒷걸음질치고 있다”며 “금융업 전체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협회장들에게 인사·보수·인센티브 체계 전반을 개혁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담보 위주로 (안전하게) 대출을 해주면 불이익은 없고 보상만 지급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겠느냐”고 질책했다.

최 부총리는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감독기관이 은행권 리스크를 평가할 때 적절한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는지와 저(低)·고(高)리스크 부문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협회장들은 금융업계가 혁신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불합리한 규제를 혁파해주고 해외 진출을 지원해 달라고 건의했다. 간담회에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최규연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이 참석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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