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의 생애 첫 피아노 리사이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61·사진)이 40년 넘는 음악인생 최초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가진다. 지난해 12월 독일의 유명 레이블 ECM을 통해 생애 첫 피아노 독주 앨범을 낸 지 1년 만이다.

정명훈은 오는 10월 5일 창원 성산아트홀을 시작으로 같은 달 12일 대구 시민회관에 이어 12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8일 대전 예술의전당, 20일 고양 아람누리 무대에 선다.

대중에게 ‘피아니스트 정명훈’은 낯설지만 사실 그의 음악인생은 5세에 피아노에서 출발했다. 15세에 두 누나 정명화(첼리스트)·경화(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정트리오’로 미국과 유럽에 연주여행을 다녔다. 21세이던 1974년에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며 피아니스트로 세계 음악계에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79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서 본격적인 지휘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피아니스트의 삶과는 거리를 뒀다.

그러다 그는 지난해 첫 피아노 음반을 냈다. 이는 할아버지로서 어린 두 손녀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발매한 것으로, 피아니스트로서의 정식 음반은 아니었다.

이번 리사이틀의 성격도 지난 앨범과 비슷하다. ‘진짜 피아니스트’로 서는 무대라기보다 지휘자 정명훈이 “제일 친하고 사랑하는 친구”라는 피아노와 함께 팬들에게 선사하는 ‘선물’ 같은 것이다.

이번 공연에 대해 정명훈은 “예순이 되면 나는 일로서의 음악을 그만두고 진짜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내게 피아노는 진짜 음악”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사이틀은 지난해 음반의 수록곡과 쇼팽의 작품들로 꾸밀 예정이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미정이다. 음반에는 드뷔시의 ‘달빛’, 쇼팽의 ‘녹턴 D플랫 장조’, 베토벤 ‘엘리제를 위하여’, 차이콥스키 ‘가을 노래’, 슈베르트 ‘즉흥곡 E플랫 장조’ 등이 담겼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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