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오일환] 新실크로드시대의 서막

Է:2009-05-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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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오일환] 新실크로드시대의 서막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과거 동서 문명의 교차지로서 실크로드의 중심이었던 중앙아시아 2개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한 것은 한국 정상외교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중요한 계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취임 후 이 대통령이 강조해 온 '자원외교'를 본격화한 첫걸음이자, 금년 초에 천명한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구체화하며 우리의 대(對)아시아 외교지평을 넓히는 신호탄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의 최고 성과는 성공적인 '자원외교'를 펼치며 '신실크로드' 구축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석유, 가스, 우라늄 등 에너지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두 자원 부국과 무려 26건의 에너지·자원 분야 양해각서(MOU) 또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저탄소 녹색성장 국가'를 목표로 경기회복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모색하고자 '녹색뉴딜'을 제시한 정부의 노력에 큰 힘이 실릴 것이다.

성과 컸던 MB 중앙亞 순방

문제는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고 치밀하게 후속조치를 취하느냐다. 정상회담 결과의 선언적 의미를 넘어 확실한 이행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신아시아외교'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서막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 구상은 전통적으로 주변 4강 외교에 치중해 온 우리 외교의 지평을 아시아 전역과 남태평양까지 넓히며 금융위기 이후 다가올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아시아 모든 국가의 번영을 위해 역내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신아시아외교 구상에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보인 외교 스타일은 '스킨십 외교'로 일컬어질 만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카리모프 대통령은 공항 영접에서부터 이 대통령의 사흘에 걸친 모든 일정에 동행했다. 실크로드의 중심이자 자신의 고향인 사마르칸트에서는 유적지 곳곳을 안내하는 등 가이드 역할을 맡았다.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는 4시간 동안 '사우나 정상외교'를 폈다. 그 결과 카리모프 대통령이 "시의적절한 맞춤형 정책"이라고 평가했듯이, 신아시아외교 구상은 두 나라 정상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자원 부국인 중앙아시아 나라들에 우리의 자본과 기술·노하우가 결합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게 될 때 이 구상은 훨씬 더 큰 힘을 받을 것이다.

흔히 한반도는 불리한 국제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하드파워 가운데 군사력 중심의 전통적인 지정학 관점에서 현실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반도라는 위치상 특성으로 주변 강대국의 간섭과 지배를 받기 일쑤였다.

4强 그늘 고정관념 벗어나야

그러나 이러한 한반도의 위치가 숙명적으로 늘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21세기 국제질서 속에서는 국력을 결정하는 데 소프트파워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말할 필요 없이 하드파워 측면에서도 반도국가는 물류통과지로서, 교통 요충지로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중추국으로의 도약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소프트파워가 중시되는 시대에 반도국가는 문화적으로 융성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어 국가전략에 따라 문화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처럼 '지정학적·문화적' 관점에서 지경을 넓히면 우리의 국력을 크게 신장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남북관계를 보다 멀리 내다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북한 당국이 한반도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하루 속히 손을 맞잡기만 한다면, 21세기 동북아질서, 나아가 세계질서의 주역이 되는 통일한국을 기약할 수 있다. 신아시아외교 구상으로 신실크로드가 펼쳐질 때 '약속의 땅'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땅일 수 있는 것이다.

오일환 (한양대 교수 ·㈔평화한국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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