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에서 부산 본사 기업이 28곳까지 줄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과 극동건설의 수도권 이전, 와이케이스틸의 매출 감소 탈락이 겹치며 부산은 ‘30개 마지노선’마저 지키지 못했다. 전국 상위 100대 기업에서도 부산은 5년째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8일 신용평가사(KOdata)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분석한 결과, 부산 본사 1000대 기업은 전년도 31곳에서 3곳 줄어 28곳으로 집계됐다. 본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기존 기업까지 순위가 내려앉으면서 지역 기업 기반이 더 약해졌다는 평가다.

부산기업 전체 매출은 36조 2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1000대 기업 전체 매출은 5.0% 늘었다. 수도권·대기업 성장 속에서 지역 기업만 역성장한 셈이다.
부산지역 매출 1위는 올해도 부산은행이 차지했으나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 부진으로 매출이 5.8% 줄며 전국 순위가 119위로 8계단 떨어졌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효과와 수출 증가로 전국 순위가 139위까지 17계단 올랐지만, 상위권 복귀에는 실패했다.
눈에 띄는 점은 기업 수가 줄었음에도 남은 기업들의 ‘체력’은 강화됐다는 점이다. 부산 1000대 기업의 기업당 매출 증가율은 8.4%로 전국 평균(5.1%)을 웃돌았다. 에스엠상선은 해운 운임 강세로 매출이 94% 늘며 전국 순위가 256계단 뛰었고, 글로벌 스포츠웨어 수요가 늘어난 화승인더스트리는 매출이 36.8% 증가해 136계단 상승했다. BNK투자증권, 아이엠라이프생명보험, 인터지스, 에어부산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전통 제조업과 내수 중심 기업은 부진이 두드러졌다. 동원개발은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이 줄며 전국 순위가 285계단 급락했고, 대한제강과 SNT모티브, 아이엠증권 등도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줄며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수도권 집중도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전국 1000대 기업의 75%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있고, 부산을 포함한 경상권은 14.1%에 그쳤다. 전국 100대 기업의 80% 이상도 수도권에 자리하며 지역 간 격차가 구조화되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 주요기업의 본사 이전은 지역경제 위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해양 공공기관 이전과 더불어 역외 기업 유치와 기존 기업 이탈 방지 정책이 병행돼야 부산경제의 기반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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