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로코 대한민국 대사관이 모리타니에 20만 달러 상당의 안과, 산부인과 의료장비를 기증했다.
주모로코 대한민국 대사관은 12일(현지시간) 모리타니 누악쇼트국립병원에서 의료장비 기증식을 열고 병원에 안과와 산부인과 의료 기기를 전달했다. 이날 기증식은 지난해 11월 윤연진 주모로코 한국대사가 누악쇼트국립병원을 방문했을 때 병원장과 약속한 의료장비 지원을 꼭 1년 만에 이행한 것이다. 모리타니엔 대한민국 대사관이 없고, 주모로코한국대사관에서 겸임하고 있다.
윤 대사는 기증식 축사에서 “70여년 전 대한민국은 전쟁으로 파괴된 나라였다”며 “그렇지만 우린 희망을 잃지 않았고, 국제사회의 도움과 국민 개개인의 노력으로 국가를 단계적으로 재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발전 경험을 잊지 않는다”며 “한국이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며 국제사회에 받았던 지원을 되돌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윤 대사는 “지난 2년간 한국 정부는 30만 달러 규모의 결핵 유전자 검사 장비를 모리타니에 지원했다”며 “올해엔 누악쇼트 국립병원에 백내장 수술 기계와 인큐베이터 등 의료장비를 추가 기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장비들은 단순한 기증을 넘어 한국과 모리타니의 신뢰와 우정의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누악쇼트 국립병원에서 진행되는 ㈔비전케어의 비전아이캠프도 언급됐다. 비전케어는 13년간 모리타니에서 무료 백내장 및 안과 수술을 이어오고 있지만, 매번 의료장비를 한국에서 가져와 통관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서쪽 끝에 있는 모리타니는 강한 자외선과 모래 먼지 탓에 백내장을 비롯한 안질환 발생률이 높은 국가다.
윤 대사는 “한국은 13일(현지시간)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쌀 1만3000t도 모리타니에 기증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쌀을 여러분께 흘려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며 “원조를 받았던 대한민국이 이제 원조를 보내는 나라가 된 것처럼 모리타니도 한국과 함께 번영하는 국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모로코 대한민국 대사관은 이달 말, 모로코 마라케시의 안과병원에서도 30만 달러 상당의 안과 장비 기증식을 가질 예정이다.
누악쇼트(모리타니)=글·사진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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