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전설이자 사제지간인 조현훈 9단과 이창호 9단이 경남 사천에서 세월을 넘어선 특별대국을 벌인다.
사천시는 2025 사천방문의 해를 기념해 한국 바둑계의 전설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의 스페셜 매치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대국은 한국기원이 주관하고 바둑TV와 바둑TV 유튜브가 방송을 맡는다. 조 9단과 이 9단의 스페셜 매치는 오는 16일~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첫날인 16일 오후 4시 사천시립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미디어데이와 팬사인회에서는 두 기사의 인터뷰, 질의응답, 사인 및 사진 촬영 등 팬들과 교감한다. 17일에는 항공우주체험관에서 단판 승부 형식의 스페셜 매치가 비공개로 촬영되며, 바둑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달 중 방송될 예정이다.
이번 스페셜 매치의 제한시간은 각자 30분, 초읽기 40초 5회로 한국바둑 규칙 및 대회 규정을 적용한다.
사천시는 이번 특별대국이 스승과 제자의 세월을 넘어선 명승부로 많은 바둑 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바둑과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선보이고, 전국적인 관심 속에 ‘2025 사천방문의 해’를 알린다는 목표다.
조훈현 9단(1953년 영암군 출생)은 한국 바둑 국수(國手)이자 현대 한국 바둑의 초석을 다진 ‘레전드’다. 단순히 ‘위대한 기사’가 아니라 한국 바둑을 세계 정상으로 이끈 개척자이자 사상가다. 세계 바둑계 최초 전관왕이자 국내 최초 9단인 조 9단은 세계 최초 바둑 국제기전 그랜드 슬램 달성, 최다 연속우승, 국내 최초 1000승 등 1970~1990년대의 한국 바둑계를 사실상 지배했다. 통산 타이틀 획득 160회에 49세의 나이로 삼성화재배를 우승하며 최고령 타이틀 획득 기록도 갖고 있다.
이창호 9단(1975년 전주시 출생)은 기계 같은 완벽함과 냉정한 계산력을 갖춘 한국 바둑사의 가장 정밀하고 완벽한 승부사다. 스승인 조 9단의 뒤를 이은 ‘절대제왕’이라고 할 수 있다. 1986년 만 11세에 입단한 이 9단은 14세에 최연소 타이틀을 획득하고 16세에 최연소 세계 타이틀을 거머쥐며 ‘한국 바둑의 완성형 천재’로 불렸다. 국내 16개 기전 싸이클링 히트, 최다관왕 기록(13관왕), 세계대회 그랜드 슬램, 통산 140회 타이틀 획득 등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바둑계를 지배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의 대결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이벤트”라며 “사천의 문화와 관광을 전국에 알리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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