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제우스’ 최우제가 2025시즌을 월즈 8강에서 마무리한 소회를 전했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28일(중국시간)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 젠지에 1대 3으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생명은 대회에서 탈락이 확정됐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이어 다시 한번 젠지와의 한 끗 차이를 좁히지 못해 고배를 마신 한화생명이다. 이날은 1·2세트 모두 중후반 단계까지 접전을 이어나갔지만, 마지막 뒷심 싸움에서 밀렸다. 이어지는 3세트를 완승했으나 0대 2로 시작한 시리즈를 뒤집기엔 여력이 부족했다.
경기 직후 프레스룸에서 만난 최우제의 목소리에선 짙은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그는 “젠지가 정말 잘하기도 했지만, 게임을 치르면서 우리가 충분히 이길 만한 상황도 많이 나왔다. 유리한 상황에서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해서 허무하게 뒤집힌 장면이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너무나 일찍 만나버린 두 팀이다. 우승 후보끼리 8강에서 만나는 불운. 최우제는 “8강 상대가 확정되기 전에 최대한 잘 준비해놓고자 했다”면서 “상대가 젠지로 정해진 뒤에도 우리가 잘만 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늘 해왔던 대로 상대 팀의 전력을 분석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58분 동안 싸운 2세트가 양 팀의 희비를 갈랐다. 최우제는 “2세트가 너무 길었기 때문에 정확한 장면들이 기억나진 않는다”면서도 “2레벨에 솔로 킬을 따인 게 아쉬웠다. 워낙 한 끗 싸움이었고, 나는 내가 이기는 각이라고 생각해서 들어갔는데 졌다.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4세트에서 카밀을 뽑은 이유도 밝혔다. 최우제는 “카밀이 상대의 픽인 니달리·흐웨이같은 챔피언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뽑았다. 상대 사거리가 너무 기니까 그런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우제는 “1레벨에 갈고리 발사(E)를 찍고 미드에 들렀다가 라인전을 하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다. 탑에 몰래 숨었다가 유나라를 잡은 것과 같은 플레이를 계속 열심히 시도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는데도 생각보다 게임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LCK컵과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FST)를 우승하며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스플릿2와 스플릿3에선 우승컵을 추가하지 못했다. 최우제는 “올 한 해 우리가 정말 많이 우승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월즈에서도 우승을 바라볼 만한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8강에서 바로 떨어져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최우제는 앞으로 한동안 월즈 잔여 경기를 시청하고, 휴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 우리는 떨어졌지만 월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팀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지켜보면서 휴식을 취하겠다. 당장 딱히 생각나는 건(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우제는 “올 한 해를 되돌이켜 보면 여러모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힘들었던 한 해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응원을 해주신 팬분들을 위해 오늘 경기 승리로 기쁨을 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피넛’ (한)왕호 형도 오늘 져서 오늘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됐다. 여러모로 착잡하고 아쉽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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