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창설하며 일평생 대학생 선교에 헌신한 고 김준곤(1925~2009) 목사의 벽화가 전남 신안군에 완성됐다. 인근에 신안 지역 대표 순교자인 문준경(1891~1950) 전도사 기념관도 자리해 순례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세계성시화운동본부에 따르면 최근 김준곤 목사의 생가가 있는 신안군 지도읍 봉리 원동마을에 ‘스토리가 있는 김준곤 목사 벽화’가 완성됐다.
벽화는 민족복음화운동과 세계복음화운동에 헌신했던 김준곤 목사가 1951년 4월 15일 첫 복음전파를 시작한 봉리교회에서 생가로 진입하는 길 우측 담벼락에 폭 36.5m와 높이, 1.65m로 제작됐다.
벽화는 김준곤 목사 탄신 100주년을 맞아 김준곤목사기념사업회(회장 박성민 목사)가 주관하고, 김준곤목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 김철영 목사가 기획·추진했다.
벽화작업은 ‘떨기나무 처음 사랑’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이경성 화백이 맡았다. 이 화백은 지난 9월 김준곤 목사 서거 16주기를 맞아 벽화 제작을 의뢰받은 뒤 2개월 동안 자료 수집을 비롯해 벽화 작업 장소의 생태환경 연구, 시안 작업 등에 몰두했다. 지난 4일 최종 작업을 마쳤다.
벽화는 봉리마을을 둘러싼 산의 형상을 배경으로 했다. 그리고 문준경 전도사, 김준곤 목사의 시대적 이미지를 그렸다. 이 화백은 벽화의 배경으로 ‘푸른 산’을 상징으로 삼은 것에 대해 “‘민족의 가슴마다 피 묻은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라는 김준곤 목사님의 슬로건에서 영감을 받아, 그 정신을 상징하는 푸른 산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화백은 사전에 마을의 지형과 산의 형태를 조사해 실제 산세를 반영했다. 또 마을 입구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36.5m 길이의 벽면이 마치 마을 전체를 감싸는 산처럼 보이도록 구상했다.
이 화백은 “대학 시절 CCC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했다”며 “이후 순장으로 활동하며 영동 미루나무 섬에서 열린 수련회에 참석하게 되며 처음으로 김준곤 목사님의 설교를 직접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목사님께서는 모든 불을 끄고 달빛 아래에서 말씀을 전하셨는데, 그 말씀이 마치 한 편의 시처럼 마음에 깊이 울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그 시간은 제 신앙 여정에서 깊은 영적 각성과 깨달음을 주었던 소중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CCC 대표 박성민 목사는 “김준곤 목사님의 사역을 상징하는 벽화를 보는 많은 크리스천의 가슴마다 김 목사님이 늘 외치셨던 모든 문제의 해답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백문일답 예수 그리스도’의 고백이 터져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많은 고난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처음 사랑을 간직하시고 평생을 민족 복음화를 위해 달려가셨던 김준곤 목사님의 비전과 열정이 그곳을 찾는 이들의 마음속에 생수처럼 솟구쳐오르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철영 목사는 “신안군의 협력으로 김준곤 목사님 생가와 도로 입구에 안내판이 설치될 뿐만 아니라 ‘김준곤길’ 명예도로 지정,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준곤 목사님은 문준경 전도사님이 교회 사역만이 아니라 마을에 굶주림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대신 집집을 다니면서 음식을 얻어다가 그들을 먹이는 대신 거지 운동을 보고 ‘한 손에는 복음을, 한 손에는 사랑을’이라는 ‘쌍손선교운동’을 전개하셨다”며 “임자진리교회, 증도 증동리교회, 소악도교회 모두 문준경 전도사님이 개척한 교회여서 김준곤 목사님의 생가를 중심으로 한 순교 및 선교 순례코스가 더욱 의미가 크게 다가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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