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이 23일 제75회 총회를 개회한 가운데,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교단 소속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문제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교계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과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은 이날 충남 천안 고려신학대학원 강당에서 열린 예장고신 총회 현장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 단체 관계자들은 회의에 참석하고자 강당으로 들어서는 총회 대의원들을 향해 ‘설교 강단을 정치 집회화하고 교회를 사회적 갈등의 주동자로 만든 손현보 목사 징계하라’ ‘신사참배 거부했던 고신교단 강단에서 정치 선동 웬 말이냐’ 등의 손팻말을 들어 보였다.
이들은 총회 개회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고신총회는 이번 총회에서 손현보 목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달라는 3개 노회의 헌의안을 파기하려는 시도로 교단 내 많은 질타를 받았다”며 “고신총회는 종교탄압 운운하지 말고, 손현보 목사 징계로 교회 명예를 회복하라”고 외쳤다.
이번 예장고신 총회에서는 손 목사의 설교·정치 활동을 신학적으로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안건이 여러 건 올라온 상태다.
최성은 예장고신 신임 총회장은 이날 회무 처리를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전문위원회에 맡겨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예장고신이 지난 9일 발표한 성명이 논란을 빚는 상황에 대해 손 목사 구속의 적절성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지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예장고신은 당시 성명에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지나치게 과도한 법 집행이며, 고신교회 전체에 대한 정치적 탄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인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영한 예장고신 전 사무총장은 “현재 재판 중인 사안이기에 총회 차원에서 딱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사법부를 존중하고, 나오는 판결을 수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총회 임원회로서는 손 목사가 대형 교회 목사이고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왔음에도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한 것은 과하다고 봤기에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성명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예장고신은 우선 손 목사 관련 헌의안을 총회 전문위원회인 신학부로 넘긴 뒤 회의를 거쳐 나오는 결론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천안=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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