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나 그다음 주에 반도체와 철강 관세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을 위해 알래스카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에 철강과 반도체에 관세를 설정할 것”이라며 “아직 관세를 설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철강과 반도체에 대한 관세는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 관세다. 다만 철강은 이미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품목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에 대해서는 실수로 말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관세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기업들이 미국에 들어와 생산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초기에는 낮은 관세율을 책정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다음 주 정도에 품목별 관세를 더 발표할 예정”이라며 대상 품목으로 반도체와 의약품을 거론했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역시 지난달 27일 반도체 관세를 “2주 후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번 몇 주 안에 관세를 설정하겠다고 말해왔으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언급은 자신의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활황이며 푸틴 대통령이 이에 관심을 보이며 경제 협력을 원한다고 알리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경제 문제를 논의할 것인지에 대한 말에 “우리가 (회담에서) 진전을 이룬다면 논의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게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푸틴은 1년 전 (전임 대통령 조) 바이든의 경제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트럼프 경제에는 관심이 있다”며 “자동차, 인공지능(AI) 공장 등 수백개의 공장이 관세를 피하고자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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