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이민법원에 출석했다가 이민당국에 체포됐던 한국인 고연수(20)씨가 보석 석방됐다. 구금 4일 만이다. 미국 뉴욕한인회(회장 이명석)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국 내 한인들의 기본 인권과 법적 권리 보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6일 미 성공회와 한인 단체 등에 따르면 고씨는 4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뉴욕 맨해튼 이민세관단속국(ICE) 청사에서 석방돼 가족과 재회했다.
고씨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최초 여성 사제인 김기리 신부의 딸로 어머니의 종교비자(R-1)에 따라 동반가족비자(R-2)를 받고 미국에 입국해 체류 중이었다. 고씨는 뉴욕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인디애나주 퍼듀대에 재학 중이다.
고씨는 지난달 31일 체류 신분 확인을 위해 뉴욕 이민법원에 출석한 직후, 오는 10월로 심리 기일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고 법원을 나서던 중 ICE 요원들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에 성공회 뉴욕 교구와 현지 시민단체들은 이번 체포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강화된 이민자 추방 정책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진 행정권 남용이라며 고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해 왔다.
뉴욕한인회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력 아래 불법 체류자를 포함한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단속 및 추방 조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영주권자와 비자 심사 중인 합법적 체류자들까지도 법원 출석 과정에서 체포되는 등 한인 사회에 심각한 불안과 충격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회는 “특히 최근 성공회 김기리 신부의 딸인 고연수 씨가 비자 심사 관련해 법원에 출석했다가 현장에서 기습 체포돼 추방 절차에 들어간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한인 이민자가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한인들의 우려를 전달하고 유사시 협의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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