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은 핵심단백질자원센터 최성균(바이오메디컬연구부 책임연구원)센터장, 유우경 교수(뇌과학과) 연구팀이 체내에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입증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내 유입 미세플라스틱이 생체 단백질과 결합해 뇌세포의 기능을 교란하고 이로 인해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백질 흡착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서 생물학적 특성을 변화시키고 염증 반응과 세포 기능 교란을 일으키는 과정을 단백체 분석 기반으로 정밀하게 입증했다.
플라스틱은 현대 생활에 필수적인 소재지만 낮은 재활용률로 인해 상당량이 환경 중에 유출돼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미세플라스틱은 공기, 물, 음식 등을 통해 인체에 유입돼 체내에 머물면서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그 크기와 화학적 특성으로 인해 생체 단백질과 쉽게 결합할 수 있어 기존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생물학적 반응을 유도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플라스틱 자체의 독성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뤘고 실제 생체 내 환경에서 단백질과 결합한 상태의 미세플라스틱(단백질 흡착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단백질과 결합해 어떤 방식으로 세포 기능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정밀한 단백체 수준의 분석을 통해 접근했다.
연구팀은 먼저 마우스의 혈청을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처리해 단백질이 흡착된 상태의 미세플라스틱을 형성한 후 이를 마우스 뇌 유래 신경세포, 인간 미세아교세포에 처리해 생체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이 흡착된 미세플라스틱은 세포 내 단백질 합성, RNA 가공, 지질 대사, 물질 수송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광범위하게 교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자극을 넘어 세포 수준에서의 본질적인 기능 손상을 유발함을 의미한다.
특히 혈청 단백질이 흡착된 미세플라스틱은 염증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고 세포 신호 전달과 생리 기능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으로 체내에 축적될 경우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플라스틱 자체보다 단백질과 결합한 미세플라스틱이 더 큰 생물학적 위해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시사하며 향후 미세플라스틱 위해성 평가에 있어 전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전망이다.
디지스트 핵심단백질자원센터 최성균 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생체 내 단백질과 상호작용해 새로운 생물학적 특성을 갖게 되고 특히 뇌세포의 기능을 교란해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며 “이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을 평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결과로 향후 미세플라스틱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디지스트 기관 고유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성장형 박사후국내연수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디지스트 뇌과학과 잔볼랏 아심(Janbolat Ashim) 박사과정생, 지상호 박사, 핵심단백질자원센터 김희연, 바이오메디컬연구부 이승우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디지스트 바이오메디컬연구부 최성균 책임연구원과 뇌과학과 유우경 교수는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의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7월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등재됐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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