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원 목사·창조반석교회 원로, 한국 창조과학회 이사, 창조과학부흥사회장
이 세상의 물질문명은 첨단 과학기술이 지배하고 있으나 현대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사상은 단연 진화론이다. 그 증거로 현재 모든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학 교과서에는 우주는 빅뱅(Big Bang, 우주 대폭발)으로 시작되었으며, 모든 생명체는 진화에 의해 발생했다고 기술돼 있다.
고등학교 과학교과서(천재교육, p.154)에는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혹은 어머니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나의 조상은 누구이며, 나의 뿌리가 어디서 온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인간의 조상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어떤 생명체들을 만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지구에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생물들의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나뭇가지 모양의 계통수를 그려 놓았는데 여러 생물의 조상을 찾아 아래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그 첫 번째 지점인 약 800만년 전 부근에서 침팬지와 사람의 공통 조상을 만날 수 있다”라고 했다.
또 고등학교 통합과학(천재교육, p.14)에서도 ‘나는 무엇이었을까?’라는 주제 아래에 “나는 16년 전 이 세상에 태어난 나는, 오래전 네 발로 올라타던 나무에서 내려와 두 발로 걷기 시작한 최초의 인간에게서 시작된 나는,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유전자를 간직하고 있으며, 머나먼 과거, 지구에 처음 생긴 최초의 세포로부터 이어져 온 존재이다” 라고 인류의 조상을 유인원(類人猿, 원숭이 종류)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학교의 과학 교과서를 통해 배운 진화론 지식은 학생들에게 일평생 그의 사고를 지배하게 된다. 이는 인생관과 종교관까지 큰 영향을 끼치게 한다. 청소년 과학 잡지인 ‘과학 소년’(2003년 7월호)에는 생존을 위한 진화 이야기에서 “아주 오래전 동물들이 물속에서만 살 때는 혀가 필요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양서류, 파충류 등의 동물들이 물 위로 올라오며 혀가 발달하고 진화하게 되었죠. 이후 혀는 각 생물의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계속 진화했어요. 강아지가 혀를 내밀어 체온을 조절하고, 개구리가 혀를 쭉 내밀어 사냥하거나, 박쥐가 방향을 잡을 때 혀를 사용하는 것 모두 혀의 진화로 나타난 결과입니다”라고 모든 현상을 진화론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회에서 열린 인권위원장 청문회에서 지구의 짧은 연대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그때 한 국회의원은 “저도 제가 땅(지구)을 파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지만 교과서에 그렇게 나오니까 긴 연대를 믿는 거거든요”라며 자신의 근거를 밝혔다. 이는 학교 교과서의 영향이 얼마나 큰 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진화론은 이처럼 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도서나 방송 매체 등에서도 일관하고 있다.
주류 과학계는 진화론만을 정설로 소개하고 있다.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라는 과학 잡지에서는 지난 2008년 12월호에 ‘현대 사회와 과학계를 지배하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주제로 한 글이 소개됐다. 해당 내용은 이렇다. “지금은 학문적 경계를 뛰어넘어 인간의 삶 전체에 깊숙이 스며든 상태다. 생물학은 물론 심리학, 윤리학, 인문학, 철학, 경제학 등 대다수 학문에서 진화론을 이론적 기틀로 삼고 있고 정치, 경제, 예술, 문학, 교육 등의 사회과학 분야에도 진화론적 사고가 뿌리를 내렸다. 진화론과 세부이론인 변이, 적자생존, 자연선택을 빼놓고는 현대 사회를 설명한다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이다”라고 밝혔다. 현대인의 정신세계를 진화론이 지배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성경에 의하면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하나님의 형상(영적 존재)을 가진 특별한 존재로 창조됐다. 하지만 현대 진화론에 의하면 사람은 오직 물질 덩어리로써 다른 동물과 별 차이가 없으며 단지 동물 중에서 가장 진화가 많이 된 존재일 뿐이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과 같이 학교 교육에서, 자연사 박물관에서 그리고 모든 대중매체를 통해 진화라는 말을 접하게 되면 진화론은 가설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로 굳어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오늘의 교회와 지도자들은 이 같은 진화론의 침투를 외면하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창조가 사실이니 믿어야 한다는 식으로, 무조건적인 믿음만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진화론 퇴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한국교회도 오늘의 유럽 교회와 같이 쇠퇴하고 말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은 성경의 창조론과 학교 교과서의 진화론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교회를 떠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영남대학교 권진혁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마귀의 주 무기는 거짓말이며 기독교인의 주 무기는 성경입니다. 거짓말 가운데 과학이라는 옷을 입고 나타나는 진화론이 가장 강력한 사탄의 무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것을 모르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진화론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교회가 사는 길은 창조 신앙을 회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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