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은 이른바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주요 기업들을 지난 1일 압수수색하면서 ‘김 여사를 통한 청탁’을 목적으로 기업들이 ‘집사’ 김예성씨가 지분을 보유했던 업체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184억원을 투자했다고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김씨 등이 IMS모빌리티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의 부실기업이었음에도 김 여사와의 관계를 앞세워 기업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지난 1일 IMS모빌리티와 HS효성, 사모펀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사무실과 대표 자택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검은 2023년 6월 IMS모빌리티에 HS효성 등 대기업들이 총 184억원을 투자한 배경에 향후 김 여사를 통한 각종 청탁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김씨와 IMS모빌리티 대표 조모씨 등이 “당시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와의 친분관계를 내세우며 기업들에 유상증자 참여를 제안했다”고 적시됐다. 또 이에 응한 10여개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 필요성이나 투자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건희를 통해 경영상 위험을 모면하고 정부 및 공공기관과 관련한 청탁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봤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김씨와 조씨, 투자 기업 대표 등에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일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전날 압수한 조씨 휴대전화에서 투자유치 당시 김씨와 나눴던 문자메시지 대화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조씨 측은 당시 투자에 김 여사는 아무런 연관이 없고, IMS모빌리티는 전략사업 부문에서 연평균 50% 이상 성장을 기록 중인 잠재력 있는 회사라는 입장이다.
특검은 184억원 투자금 중 김씨 차명회사인 이노베스트코리아로 흘러 들어간 46억원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이와 관련해 조씨와 김씨, 그리고 차명회사에 사내이사로 올라 있는 김씨의 아내 정모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184억원을 모두 IMS모빌리티 신주 발행에 투입하지 않고, 46억원을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구주를 매입하는 데 사용하면서 IMS모빌리티에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다. 특검은 영장에 “김씨와 정씨가 외부투자를 받는 기회에 보유 중이던 구주를 고가에 매도하기로 하고, 46억원을 신주인수대금으로 납부하지 않아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었다.
특검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김 여사를 피의자로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특검은 김씨에게 흘러 들어간 46억원의 행방을 추적 중인데, 이 중 일부가 김 여사 측에 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씨는 김씨가 받은 46억원 중 35억원을 빌려 개인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나머지 11억원은 관련 세금을 내는 데 썼다는 입장이다. 조씨는 이날 특검 조사에서 채무 관련 자료들을 제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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