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경남 사천시 한 채석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직무유기로 고발된 경찰관들이 불송치됐다.
경남경찰청은 이 사건에 관련된 사천경찰서 소속 A경정 등 경찰관 4명을 불송치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A경정 등은 당시 채석장 발파 작업 중 튄 파편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타고 있던 60대 운전자 등 2명이 숨진 사고의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채석장 발파로 인한 사망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로 인식하고 내부 수색을 부실하게 하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민주노총과 유족에게 고발당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해 8월 22일 사천경찰서에서 사건을 인계받아 채석장 측의 업무상과실치사 여부, 담당 경찰관들의 직무유기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해왔다.
CCTV분석, 차량 국과수 감정,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수사한 결과 이 사고는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발파팀장이 위험감시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채 발파를 했고, 이 과정에서 튄 돌이 피해자 탑승 차량을 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발파 작업을 할 때 발파 경고를 하고 위험구역 안에 감시원을 배치해 출입을 금지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발파 팀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했다.
이 같은 사고를 운전자 과실에 따른 차량 추락과 전복에 따른 것으로 보고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한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과실은 있지만 직무를 방임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단순교통사고로 판단해 사고 차량의 감정누락 및 관리 미흡, 차량 내부 수색 부실 등 초동 조치가 미흡했던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현장조사 및 목격자 조사, 변사자 검시, 블랙박스 회수 등 초동수사 및 교통사고 처리에 따른 절차에 따라 수사를 한 사실도 인정했다. 발파와 사망사고의 관련성을 인식하지 못한 과실은 있지만,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하거나 포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경찰은 다만 일부 서류(검시조서)를 허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된 경찰관 1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송치하고, 직무유기 관련 직원들은 감찰부서에 통보해 징계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고 당일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지 않은 혐의(직무 유기)로 고발된 고용노동부 진주지청 근로감독관 2명도 불송치했다.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려면 당일 사고 원인조사가 완료돼야 하지만 당시 원인조사가 끝나지 않아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경남경찰청은 재발방지를 위해 ‘교통사고 발생시 과학수사 현장 감식 강화 계획’을 수립해 교통사고조사관의 교통･법공학적 판단과 과학수사관의 감식 결과를 공유하는 지원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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