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원 목사·창조반석교회 원로, 한국 창조과학회 이사, 창조과학부흥사회장
창조냐 진화냐의 오랜 논쟁의 핵심은 기원(起源)의 원인을 밝히는 것입니다. 즉 현존하는 우주 만물(결과물)은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과학의 기본법칙인 인과율(因果律, causality)이란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으며 원인이 없이는 어떤 결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칙입니다. 우리 속담에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랴’ 역시 인과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 만물의 기원을 밝히는 문제는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오랜 과거에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관찰과 실험이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원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다양한 주장들이 나왔습니다. 그것들을 정리하면 두 가지 원인으로 압축이 됩니다. 하나는 성경에 기록된 창조론이고 다른 하나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자연선택설, Natural selection)입니다.
창조론은 창세기의 기록(창 1:1)대로 우주 만물은 창조주의 창조 행위로부터 생겨났다는 것이고, 진화론은 우연에 의하여(by chance) 발생한 어떤 물질이 오랜 세월 속에서 스스로 화학진화와 생물 진화를 통해 생겨났다는 주장입니다. 이 둘의 논쟁은 지금도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원론은 왜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사실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이 기원론의 문제가 별로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을 몰라도 사는 데 별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만일 성경에 기록된 창조론이 무너진다면 기독교 복음은 허구가 되며 마치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이 당장 무너지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은 이 기원의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철저하게 확인하고 검증해야 합니다. 혹자는 ‘기원의 문제가 창조론이면 어떻고 진화론이면 어떤가. 이런 문제로 굳이 논쟁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기원의 문제는 모든 사람의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정체성과 올바른 삶의 목적을 알아야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되는데 여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기원관입니다. 만약 인간의 기원이 그저 우연의 산물이라면 인생에는 도덕적 방향성이나 삶의 목적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는 짐승과 같이 아무렇게나 살아도 하등에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반면 인간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라면 거기에는 반드시 창조의 목적이 있을 것이므로 인간은 마땅히 그 창조 목적에 맞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기원론은 그 사람의 신념과 행동, 신앙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영국의 유명한 작가이자 역사가, 미래학자인 허버트 조지 웰스는 ‘세계사 대계(The Outline of History)’라는 명저에서 “사람이 진화론을 받아들이든가 창조론을 받아들이든가의 문제는 단순한 과학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의 세계관과 인생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우연을 신으로 하는 진화론에서는 결국 인생의 영원한 목적과 가치를 발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진화론을 받아들인 사람이 자기의 욕망대로 이기적인 생활과 부도덕한 생활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기원관의 중요성을 지적했습니다.
또 ‘진화는 없었다’의 저자인 일본의 구보 아리마사는 그의 책 서문에서 “진화론은 단지 과학적 지식이나 관념에 머물러 있지 않다. 한 개인의 인생관과 삶을 살아가는 철학에도 깊은 영향을 준다. 어쩌면 인간의 모든 가치관을 좌우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컴퓨터 과학자인 스코트 휴즈 박사도 그의 책 ‘진화론이 무너지고 있다’에서 “기원에 대한 것을 왜 이렇게 골치 아프게까지 연구해야 하는가. 이것이 과연 시간과 정력을 바칠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일까. 물론 그렇다. 기원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가 많이 있고 연구해 볼 만한 가치도 충분히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정체성과 목적과 삶의 목표를 알아야 한다. 자신의 근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없이 그런 것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의 근원에 대해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생활 태도가 결정되고 그의 최후 운명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했습니다.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한 진화론자와 인터뷰 하면서 “당신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진화론자에게 삶의 목적은 없습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는 기원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목적 있는 삶을 살 것이냐(창조론), 목적 없는 삶을 살 것이냐(진화론). 이 선택이 금세와 내세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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