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16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을 공습했다. 드루즈족이 다수 거주하는 남부 스웨이다에서 발생한 유혈 충돌 이후 이뤄진 조치다. 미국은 즉각 공습 중단을 촉구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시리아 국방부 청사와 대통령궁 인근 군 병력 집결지를 공격했다. 시리아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전날인 15일 스웨이다에서는 드루즈족 민병대와 베두인 부족 간 충돌이 벌어졌고, 시리아 정부군이 이에 개입하며 유혈 사태가 확산됐다. 영국에 본부를 둔 전쟁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번 충돌로 즉결 처형된 드루즈족 민간인 27명을 포함해 최소 350명이 숨졌다고 17일 집계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 방위군 총참모장은 “시리아 남부가 테러의 온상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공습이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가 드루즈족 거주 지역에 군 병력을 주둔시키며 민간인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데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즉각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남부 시리아에 대한 공습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시리아 남부의 폭력 사태는 평화롭고 안정적인 시리아 건설 노력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유엔 등 국제사회도 시리아의 주권 존중과 민간인 보호를 촉구하며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우려를 표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시리아 정부는 이날 오후 스웨이다에서 정부군을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고 일부 드루즈족 종교 지도자들은 휴전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강경파 지도자들은 여전히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어 긴장 완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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