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웅] “잊지 않겠습니다” 상복 입은 고객 울컥하게 만든 사장님의 행동 (영상)

여성이 눈물을 훔치며 주문서를 조리대에 올려놓자 남성이 눈시울을 붉히며 접시를 꺼냅니다. 그러고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육회 한 접시를 정성껏 만들어 냅니다.




지난 6월 21일 오전 11시 40분쯤 경기도 남양주시 퓨전다이닝 음식점. 배달 음식을 준비하는 정경조 사장님 앞으로 아내가 주문서 한 장을 들고 오더니 주문자의 요청사항을 읽어줍니다.




장례식장에 배달되는 음식인 모양입니다. 심상찮은 메모에 아내는 이렇게 슬쩍 눈물을 닦습니다. 잠시 뒤, 모자를 눌러쓴 사장님도 양손으로 슬쩍 눈물을 닦고는 접시를 꺼내 정성껏 플레이팅을 합니다. 그 위에 육회를 이렇게 꼭꼭 눌러 담고 마지막 계란 노른자까지 올려 완성합니다.


사장님은 피자상자 위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은 뒤 접시를 넣고는 매장을 나섭니다. 원래는 1회용 용기에 배달대행을 쓰지만 제대로된 접시에 담아 사장님이 직접 배달에 나선 거죠.


그렇게 배달을 마치고 돌아서서 장례식장을 나오는 길, 문자가 한통 도착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요. 주문자가 보낸 감사 문자였습니다. 사장님은 순간 마음이 너무나 따뜻해졌다고 해요. 자신의 음식이 누군가의 마지막 음식이 됐다는 사실이 그렇게 뭉클할 수가 없었다는군요.


사장님이 이런 정성을 낸 데는 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지난 5월 어린 시절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를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냈고, 그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주문을 받으니 그 친구가 더 그리워서 먹먹해졌다고 해요.





그런 이유로 사장님은 잠깐 배달 영업도 중단하고 매장 오픈 시간까지 늦추며 정성을 쏟은 거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육회, 뭔가 떠오르지 않나요? 맞습니다. 조의를 표하는 국화꽃 모양입니다. 사장님은 처음 주문서를 받고 눈물을 훔치며 어떻게 하면 진심을 전할까 고민하다가 배와 계란 노른자로 국화꽃 육회를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사장님은 추모의 뜻에서 이 과정을 촬영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영상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한 달 만에 700만이 넘는 조회수와, 5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많은 이들은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죠. 하지만 일각에선 “영상을 직접 찍어 올린 건 일종의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주문자가 댓글을 달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주문자는 “할아버지께서 육회를 좋아하셨는데 항암치료를 받느라 못 드셨다”며 “제가 육회 좀 시켜달라고 부탁해 주문했는데 너무 예쁘게 해주셔서 감사했다”고 썼습니다. 이에 사장님은 “주문자의 가족이냐”고 되물었고, 이 당사자는 “맞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육회를 주문한 주인공이 해당 영상을 보고 주문서를 접한 순간부터 제작, 그리고 배달까지, 모든 순간 고인의 명복을 빈 사장님의 진심을 느껴 감사함을 전한 겁니다. 이 정도 진심이면 사장님의 행동이 지적을 받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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