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농도가 무려 0.353%인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40대 남성이 휴무일이었던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 붙잡혔다.
9일 대전유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오후 10시40분쯤 유성구의 한 도로에서 40대 A씨가 몰던 SUV차량이 차선을 넘나들며 위태롭게 운전하는 모습을 유성서 교통안전계 소속 임영웅 순경이 발견했다.
이날 비번이었던 임 순경은 운동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A씨가 음주운전 중이라는 사실을 확신한 임 순경은 112에 현장지원을 요청한 뒤 경적을 울려 그의 차량을 정차시켰다.
임 순경이 차에서 내려 운전석을 두드리며 “술 드셨어요?”라고 A씨에게 묻자 그는 “어. 나 술 먹었다”고 답했다. 임 순경이 “저 경찰관인데 잠깐 내려보세요”라고 말하자 A씨는 갑자기 차를 몰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임 순경 역시 그의 차를 쫓으면서 한밤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멀리 달아나지 못한 A씨는 결국 차를 멈추고는 “왜 자꾸 따라오냐”며 임 순경에게 항의했다. 임 순경은 계속 112와 소통하면서 A씨가 달아나지 못하게 막았다. 그는 현장에 지역경찰이 도착해 A씨를 경찰서로 데리고 가는 것을 지켜본 뒤에야 귀가할 수 있었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무려 0.353%에 달할 정도의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보건협회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3%일 경우 일시적 기억상실이, 0.4%일 경우 호흡·심장박동 조절 억제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임 순경은 “피의 차량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타이어에 이물질이 꼈다고 생각했다”며 “검거 후 확인해보니 조수석 앞바퀴가 완전히 터져 휠이 아스팔트에 긁히는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피의자가 얼마나 만취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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