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신도시와 화명·금곡지구가 각각 통합 재건축에 들어간다.
부산시는 오는 9일부터 해운대 1·2지구(17곳)와 화명·금곡지구(21곳) 등 총 38개 특별정비예정구역을 포함한 ‘노후계획도시정비 기본계획(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1단계 대규모 정비 사업에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시가 자체 수립한 이번 정비계획은 특·광역시 중 노후계획도시에 대한 첫 종합계획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비 대상 중 해운대 1·2지구는 1997년 준공된 3.05㎢ 규모의 택지개발지구로, 37개 아파트 단지 총 2만8832가구가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13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 대상 구역으로 지정됐고, 여기에 시 공유지 3곳과 해운대 주공아파트 등도 포함돼 총 17곳이 특별정비예정구역으로 설정됐다. 사실상 신도시 전체가 통째로 정비 대상에 오른 셈이다.
시는 이 지역의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기준 360%로 상향 조정했다. 연립주택의 경우 210%로 설정됐다. 노후 단지에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가 적용되면서 사업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같은 시기 정비에 들어가는 화명·금곡지구(2.71㎢, 2만5561가구)도 기존 235%에서 350%로 기준 용적률을 상향했으며, 이곳 역시 21개 구역이 특별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다.
시는 두 지역을 대상으로 2500가구(화명·금곡), 3200가구(해운대) 규모의 선도지구를 지정해 우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특별정비계획 수립과 착공까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이번 정비계획의 특징은 단순한 재건축이 아니라, ‘부산형 15분 도시’와 연계된 미래 도시 구상이라는 점이다. 시는 공공복합시설, 스마트 교통체계, 자족형 상업지 개발 등 도시 기능을 통합해 주거·일자리·교육·돌봄·여가를 15분 내 해결할 수 있는 생활권 구조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해운대는 ‘그린시티’, 화명·금곡은 ‘휴메인 도시’를 비전으로 설정했다.
정비 과정에서의 주민 부담 완화 방안도 눈에 띈다. 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해 공공 기여율을 기준 용적률 이하일 경우 10%, 초과 시 41%로 설정했다. 이는 법정 가능 범위 내 최저 수준으로, 조합으로서는 사업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해운대 신도시는 부산 내에서도 입지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통합 정비가 현실화할 때 프리미엄 상승 여지가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시는 오는 10월 선도지구 공모를 마친 뒤 12월 최종 구역을 선정하고, 연내 국토교통부 특별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다대, 만덕, 모라, 개금·당감 등 4개 지구에 대한 2단계 정비계획도 이달 중 착수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정비계획은 기존 개별 재건축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시 구조 재편”이라며 “시민 주거의 질을 높이고 부산을 미래 도시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기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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