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학전이 고인의 별세 1주기를 앞두고 고인의 첫 앨범 ‘김민기’의 복각 LP를 제작하는 한편 재단 설립을 예고했다.
학전은 8일 “오는 21일 김민기 대표 1주기를 추모하며 1971년 발매된 고인의 첫 앨범 ‘김민기’의 복각 LP를 제작·발매한다. 복각 LP는 본인의 작업이 진솔한 기록으로 남을 수 있길 희망했던 고인의 유지에 따른 첫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학전과 김민기의 작업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하기 위해 ‘학전김민기재단’ 설립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고인과 학전의 문화적 유산과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민기’ LP 앨범은 김민기가 만 20세의 나이에 발매해 한국 현대사와 대중문화에서 독자적 상징성을 지니게 된 앨범이다. ‘아침이슬’ ‘친구’ 등 10곡이 수록됐다. 1971년 10월 초판과 이듬해 2월 재판으로 총 500장이 제작됐지만, 이듬해 봄 김민기가 동대문서로 연행되면서 당국에 의해 잔여 분량 전체가 회수 및 판매금지 됐다. 이때 오리지널 동판 프레스까지 압수·폐기됐다.
오리지널 LP를 제작할 수 없게 된 그의 앨범은 오랫동안 수십 배의 고가로 암거래되거나 해적판으로 판매됐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금지곡이었던 ‘아침 이슬’이 해금된 이후 한 음반사가 김민기의 허락 없이 복원 음반을 발매했다가 판매가 중단된 사례도 있다. 이후 1990년 음반사와 합의해 한시적으로 제작·판매됐고, 2004년 디지털 복원 CD로 발매된 적은 있다.
하지만 LP의 정식 재발매는 1971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아카이브 작업의 출발점인 만큼 1971년 음반이 만들어지기까지 김민기의 성장과 음악적 궤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친필 악보와 메모, 사진 등이 40P 분량의 책자에 함께 실릴 예정이다. 판매 수익금은 설립 준비 중인 학전김민기재단의 운영과 아카이브 작업에 사용된다.
학전은 또 올해 내 설립을 목표로 학전김민기재단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학전김민기재단은 고인이 일생에 걸쳐 남긴 작품과 작업을 기록, 보존하는 작업을 통해 후세에도 그의 정신과 문화적 유산을 만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학전은 고인의 뜻에 따라 1주기 추모 행사나 공연 등은 진행하지 않는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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