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15일 오전 10시30분쯤 20대 신모씨는 부산 동구 한 상가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 운전석 문이 움푹 들어간 것을 확인했다. 신모씨가 블랙박스와 주차장 CCTV를 확인하니, 한 차량이 우회전을 하다 앞 범퍼로 자신의 차를 들이받은 장면이 있었다.
해당 차주는 사고를 내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신씨는 차주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경찰은 가해 차량의 차주를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차주는 신씨가 목격한 것과는 다른 진술을 했다. ‘뒤 범퍼’로 들이받아 사고를 냈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신씨는 “분명 ‘앞 범퍼’가 부딪쳐 사고가 났는데 운전자가 이를 잘못 알고 있다는 게 너무나 이상해 CCTV를 확인하고 수사해달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과태료를 매긴 뒤 수사를 종결할 것이니 보험처리를 하라고 했다. 신씨는 ‘운전자 바꿔치기’를 의심해 가해 차주 보험회사와 함께 다시 영상을 살펴봤다. 영상엔 A씨의 배우자인 B씨가 사고를 내고 차량에서 내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가해 차량은 A씨 1인 특약으로만 보험에 가입된 상태로, A씨는 자신이 운전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청구해 합의금 180만원가량을 뺴돌리려 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씨는 해당 CCTV를 경찰에 제출했고, 경찰은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A씨 부부를 송치했다.
신씨는 “수사 권한이 있는 경찰에 영상을 확인해달라 했지만, 수사할 의사가 없어보여 직접 CCTV를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초기에 교통범죄수사팀이 아닌 일반 조사관이 사고를 처리했다”며 “가해 차량 차주가 피해를 변제하고 잘못했다고 해 담당 직원이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통상 행정적인 처벌로 끝나고 형사처벌까지는 이어지지 않다 보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앞으로 수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