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오·폐수 관로 현황을 조사하던 작업자 2명이 숨지거나 중태에 빠진 사고와 관련해 노동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맨홀 사고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수사 대상은 작업을 지시한 원청을 비롯해 도급 계약 관계에 있는 업체 중 사업장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 곳이다.
중부고용청은 사고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작업 전 밀폐공간 파악, 유해가스 농도 측정, 호흡보호구 착용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6일 오전 9시22분쯤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도로 맨홀 안에서 오·폐수 관로 조사·관리 업체 대표 A씨(48)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되고 직원 B씨(52)가 실종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B씨는 이날 오전 10시49분쯤 굴포천하수처리장 끝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동훈 계양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은 “B씨는 발견 당시 작업복, 가슴장화 등을 착용한 상태였다”며 “산소마스크는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의 업체는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차집관로(오수관)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구축용역’의 재하도급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고 당시 맨홀 안에 들어간 B씨가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쓰러지자, A씨가 B씨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맨홀 안에서 황화수소와 일산화탄소 등이 확인된 점을 토대로 A씨 등이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사건을 넘겨받아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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