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투표일 6일 전부터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 금지 조항은 금지기간 동안 실시된 여론조사에만 적용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전 조사결과 추세를 근거로 예상 지지율을 발표한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결정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년기 전 강릉시 부시장과 A씨에게 각각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 춘천재판부에 돌려보냈다.
김 전 부시장과 A씨는 2022년 6월 1일 시행된 지방선거를 5일 앞둔 5월 27일 각각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강릉시장 여론조사 지지율 그래프를 공유했다. 그래프에는 금지기간 이전(5월 16~25일)의 조사 결과와 투표일 예상 지지율이 함께 담겨 있었다.
1·2심은 이들이 공표금지기간 여론조사 지지율이 표시된 그래프를 전송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각각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그래프에는 공표금지 기간 이전에 (조사가) 실시됐다는 내용이 정확하게 제시돼있지 않다”며 유권자들이 그래프를 “공표금지 기간이 포함된 조사결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항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공표나 보도가 금지되는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는 ‘실제 행해진 여론조사의 경위와 그 결과’에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래프에 조사일시가 명시돼있으며 2022년 5월 26일부터의 결과값 역시 “지지율 예상치를 표시한 것에 불과”한 만큼 해당 그래프에 공표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