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원도심이 삼국시대와 조선시대를 품은 역사테마파크로 변신한다. 대구시는 지역 대표 문화유적인 달성과 경상감영(중구)을 복원해 이 일대를 지역 랜드마크로 삼을 계획이다.
시는 달성과 경상감영 복원을 통해 원도심을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로 재편하는 ‘국가사적 달성·경상감영 종합정비계획’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사업은 13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시는 대구의 고유한 역사적 가치를 되살려 원도심 일원을 살아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달성 복원 구역은 12만7000여㎡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달성은 261년 축조된 삼국시대 토성이다. 고대 성곽의 구조와 특성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지만 오랜 세월 동물원 등으로 활용되면서 역사성과 공간 정체성이 크게 훼손된 상태다. 시는 2000여년 역사를 간직한 달성의 원형을 복원해 이 일대를 역사와 휴식이 조화를 이루는 역사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정밀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동물원 이전, 성체·내부 복원, 달성역사관·야외전시관·잔디광장·휴게공간 조성 등을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경상감영은 조선시대 경상도의 정치·행정·문화 중심지로 오늘날 대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 문화유산이다. 2017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시는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복원·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채보상로와 바로 연결되는 진입 동선을 확보하고 역사적 고증을 거쳐 일부 관아시설을 복원할 계획이다. 현재 달성공원에 있는 감영 정문인 관풍루도 원위치로 이전할 예정이다. 개발 구역은 1만9000여㎡다. 새롭게 복원되는 경상감영은 도시 품격을 상징하는 역사 거점이자 시민들에게 교육·체험, 휴식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전망이다.
두 복원 사업이 마무리되면 달성-경상감영-근대골목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 클러스터가 형성돼 대구 원도심이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아우르는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구 관광산업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정비계획은 국가유산청과 사전 협의를 거쳐 확정됐으며 향후에도 국가유산청과 긴밀히 협력해 복원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문화유산 복원이 아니라 대구의 역사적 정체성을 되살리고 미래세대에 물려줄 자원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자산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원도심 일원을 살아 숨 쉬는 역사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