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불법 이민 단속과정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시위대가 충돌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주방위군 2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 국내 집회에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동원하는 것을 두고 권한 남용 논란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20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으며 이는 방치된 무법 상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캘리포니아의 무기력한 민주당 지도자들은 시민을 보호할 책임을 완전히 포기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범죄 행위와 폭력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성명을 내고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 주방위군을 인수하고 2000명의 병력을 배치하려 하고 있다”며 “이 조치는 의도적으로 도발적인 행동이며 긴장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방위군은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공동으로 관할하는 예비 군사 조직으로 평상시에는 각 주의 주지사 지휘하에 운용되지만, 필요시에는 대통령이 연방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다.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반란과 국내 폭력 등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주방위군을 연방화할 수 있는 권한이 대통령에게 있다.
어윈 체머린스키 UC 버클리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연방정부가 주방위군을 통제하는 것은 대통령 권한의 엄청난 확장”이라며 “이는 국내 문제에 군대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이 여기서 실행된다면 충격적일 일”이라고 했다.
이번 충돌은 이민 단속 소문이 돌았던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파라마운트 지역에서 지난 6일 ICE 요원들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빚어졌다. 시위대는 쓰레기 더미에 불을 붙이며 저항했고 국경순찰대 차량을 훼손하기도 했다. 이에 단속 요원들과 경찰 등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사용했다. 시위가 악화하자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이 할 일을 하지 않을 경우 “연방 정부가 개입해 폭동과 약탈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소셜미디어에 “폭력이 계속될 경우, 현역 해병대원들도 동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CE 요원들은 지난 6일부터 의류 공장 등을 급습해 불법 이민 단속에 나섰다. ICE는 LA에서 진행된 이번 작전으로 범죄 조직 연루자 5명을 포함해 118명의 이민자를 체포했다. 이후 시위대들은 구치소 밖에서 “그들을 풀어주고 머물게 해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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