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가정생활협회(가정협·회장 허정강 목사)는 2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에이네레홀에서 ‘실천적 영성의 삶을 통(通)해 예배를 보다(Look)’를 주제로 ‘2025 가정생활협회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일상 속에서 예배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와 어떻게 예배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 기독교인이 회복해야 할 예배의 영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안선희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예배, 생활신앙, 영성 – 삶이 예배가 되는 그리스도인으로의 성숙을 위한 모색’을 주제로 “현대사회 속 기독교인은 교회 안에서는 신앙인의 모습을 하면서도 예배당 문을 나서면 비신앙인들과 다른 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 등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회를 넘어 사회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온전히 수행하며 동시대인의 사랑을 받는 기독교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삶이 곧 예배가 되는 ‘생활신앙인’으로 성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사회화된 이유는 네 가지로 꼽을 수 있다”며 “한국교회가 기독교인이 예배를 통해 신앙을 정신적인 과정으로만 이해하도록 훈련시키고 이로 인해 종교적 에토스(ethos)를 실천에 옮기는 일이 익숙하지 않게 됐을 뿐더러 자신의 신앙을 외부로 향해 발산적으로 표현하도록, 외부 세계에 대해 정복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를 취하도록, 자신의 욕망과 사랑의 대상이 하나님이 아닌 세속적 가치와 사회적인정이라 생각하도록 사회화 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들을 재사회화시키기 위해서는 몸 수행과 침묵 수행, 사회적 차원의 중보기도, 그리고 부정적인 메타포들을 긍정적인 메타포들로 바꾸는 등 방법이 있다”며 “예배를 드릴 때 몸을 더욱 빈번히 사용하게 해 예배에 참여한 교인들이 기독교적 가치를 몸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하는것은 물론, 침묵 수행을 도입해 외부 지향적이고 발산적인 신앙표현을 내면적이고 성찰적인 표현으로 교정하고, 중보기도를 통해 인류공동체와의 연대의식을 키우고, ‘영적 전쟁’ 등 호전적인 메타포를 온유하고 겸손하고 평화적인 메타포로 바꿔 긍정적인 은유적 정체성을 형성하자”고 제시했다.
허정강 목사는 앞서 인사말을 통해 “이번 정기 세미나는 예배, 교육과 양육, 교제와 사귐, 나눔과 섬김, 영성 등 다섯 가지 영역에서 실천적인 삶을 살아 신앙과 삶이 일치되고 말과 행실이 하나되는 믿음의 가정을 세우기 위한 첫 발걸음이다”라며 “창립 70주년을 맞은 가정협은 믿음의 선배들이 뿌린 가정사역의 씨앗을 잘 키우고 양육해서 새로운 70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가정협은 ‘생활신앙으로 예배의 영성을 회복하는 믿음의 가정’(요 4:23)을 주제로 2025년 가정평화캠페인을 진행한다. 예배가 삶이 되고 삶이 예배가 되는 생활신앙의 삶을 살아가도록 전개해나가는 캠페인이다.
글·사진=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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