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그만두겠다고 말한 7세 원생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학원 원장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 3단독 노행남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이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한다고 25일 밝혔다.
노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학원 원장으로서 자신이 보호해야 할 아동들에게 정신 건강 및 발달에 영향을 주는 정서적 학대를 했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의 용서를 받지 못했고, 100만원을 공탁했으나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3일 오후 B학원 차량과 학원 안에서 C양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C양 어머니는 딸에게 “학원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해 5월 29일 “영어 학원 시간과 맞지 않아 학원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A씨는 학원 차량 내에서 C양에게 “학원 끊을 건데 왜 내 책을 가져갔느냐”며 여러 차례 소리를 질렀다.
A씨는 또 같은 날 학원 안에서 C양을 세워놓은 뒤 “너 영어 학원 어디 다녀. 내가 너희 집 어딘지 다 알고 있으니까 박살 내기 전에 빨리 말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C양이 다니는 영어학원에 전화해 학원 시간을 알아낸 후 C양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영어학원 시간 안 바뀌었던데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A씨는 이어 “(엄마가) 거짓말하네”라며 C양을 큰 소리로 혼냈고, 주먹을 들어 때리는 시늉을 했다. 그는 C양이 울자 “열나게 울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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